"해장하러 왔는데 해장술이 더 당겨요"
김임철 '신명난 가족사물놀이단' 단장과 외동 '콩사랑전주콩나물국밥'
2014-07-02 김명규 기자
무·멸치·다시마 넣고 2시간 우려낸 뒤
콩나물 듬뿍 넣고 썬 대파·다진 마늘에
깨소금·고춧가루 양념장으로 마무리
지극히 평범하지만 특별한 국물맛 매력
아삭한 콩나물 특색 '해물부추전' 인기
'신명난 가족사물놀이단'의 김임철(50) 단장과 지난 22일 오전 외동 김해중앙병원 근처에 위치한 해장국집 '콩사랑 전주콩나물국밥'을 찾았다. 두 딸과 아들을 슬하에 두고 있는 김 단장은 1993년 장고연주가 김덕수(김덕수 사물놀이패 단장) 씨에게 사물놀이를 배웠다. 1998년에는 '신명난 가족사물놀이단'을 창단했고, 14년째 딸 아들과 함께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사물놀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자리에 앉자마자 김 단장은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세 자녀들에게 직접 사물놀이를 가르치면서 지금껏 공연단을 이끌어 왔으니 자식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애주가인 김 단장은 술을 마시고 난 다음날에는 해장국을 먹기 위해 콩사랑 전주콩나물국밥을 찾는다고 했다. 가족들과 함께 이 식당을 찾은 적도 여러번이라고 했다. "저만 좋아하는 식당이라면 추천하지 않았을 텐데 우리 가족 모두가 즐겨 찾는 곳이라 추천하는 겁니다.(웃음)"
이 식당은 콩나물국밥과 콩나물비빔밥이 주메뉴다. 식당 주인 김점숙(51) 씨는 "주촌면에 있는 콩나물재배농장에서 콩나물을 가져오고 있다. 다른 식재료도 모두 국내산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콩나물국밥 뚝배기가 상 위에 올랐다. 그런데 스테인리스 밥그릇에 살짝 익힌 달걀이 담겨 있었다. 국밥을 먹기 전에 먹는 '수란'이라고 했다. "수란을 국밥에 넣어 풀어 드시는 손님들이 있던데요. 이건 뜨거운 국밥을 먹기 전에 속을 보호하라고 드리는 거예요. 수란에다 뜨거운 국물을 몇 숟가락 끼얹은 다음 김 가루를 살짝 뿌려서 드셔보세요." 주인장 김 씨가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주인장이 시키는대로 수란을 만들어 맛을 봤다. 고소한 느낌이 입안에 맴돌면서 입맛을 돋워주었다.
콩나물국밥에 들어간 재료는 얼핏 보기엔 평범했다. 적당한 길이의 해장국용 콩나물이 듬뿍 들어있었고, 잘게 썬 대파와 다진 마늘, 깨소금, 고춧가루양념장이 그 위에 올라 있었다. 특별하진 않구나 하면서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어봤는데, 웬걸!, '어우!'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국물 맛이 지극히 칼칼하면서도 시원했기 때문이었다. "무와 멸치, 다시마를 넣고 두 시간동안 육수를 우려죠. 국물이 진할 거예요. 여기에 잘게 썬 청량고추와 익은 김치, 콩나물을 더했으니 시원할 거예요."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진 않았지만 갖가지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최대한 끄집어냈다는 주인장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정신없이 국밥을 먹느라 말을 잊었던 김 단장은 고개를 들고 콧등에 맺힌 땀을 닦아내면서 말했다. "허어! 속이 확 풀리네요. 장구를 신명나게 치다보면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이 드는데 그런 기분과 흡사합니다."
"해장국 먹고 속 풀러 왔다가 해장술로 해장하는 사람도 많다고 하니 다음에는 저녁에 이곳에 들러 모주 한잔 합시다." 아쉬운 마음은 김 단장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콩사랑 전주콩나물국밥/외동 531-2. 김해중앙병원 옆. 055-331-0222. 콩나물국밥 6천 원, 콩나물비빔밥 6천500원, 해물야채전 8천 원, 모주 한 되 1만 원, 모주 한 잔 1천 500원.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