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로 읽는 이탈리아 맛

책(BOOK)

2018-04-25     부산일보 윤여진 기자

이탈리아 음식문화 다룬 책… 다양한 요리 레시피 수록

이탈리아 음식의 모든 것을 담아낸 책이 나왔다. 파스타 면을 꼬들꼬들하게 설익힌 상태를 뜻하는 '알덴테(Al dente)' 글자와 싱싱한 토마토 사진을 표지에 내세운 <맛의 제국 이탈리아의 음식 문화사>는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이탈리아 음식을 오랜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풀어냈다.
 
'지중해에 둘러싸인 땅', '새로 온 정복자들', '이탈리아의 재탄생', '분열과 통일', '전쟁을 거쳐 경제기적의 시대로', '오늘과 내일의 이탈리아 음식', '세계화한, 또는 세계화된 이탈리아 음식', '마을과 지역의 나라, 이탈리아의 캄파닐리스모' 등 8개 장으로 나뉜 책은 수렵과 채취에 의존하던 인류가 처음으로 농사와 목축을 한 지역인 오늘날 중동 또는 서아시아라고 불리는 곳은 지중해 농업의 발로가 된다. 이후 인도-유럽인을 비롯해 에트루리아인, 그리스인, 켈트인, 게르만족, 이슬람세력 등 다양한 인종이 모여들어 로마, 비잔틴제국, 중세를 거치며 형성된 도시국가들은 다문화 속에서 독특한 음식 문화를 만들어간다.

이같은 혼종의 음식 문화는 통일된 지 150여 년에 불과하고 통일된 주권국가가 아예 달성될 수 없는 목표일지 모르는 이탈리아를 하나로 묶는 동시에 불과 160㎞ 떨어진 도시의 음식을 전혀 알지 못할 정도의 복잡다단성을 지니게 된 배경이 된다. 오랜 역사를 통해 읽어낸 흥미진진한 음식 문화는 이탈리아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해내고 있다. '식사는 우리가 개인과 공동체, 문화와 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저자의 말이 깊이 와닿는다.
 
책은 이탈리아 풍광과 역사뿐 아니라 남부 이탈리아 전통음식인 늄마레디 등 이탈리아 음식 사진이 대거 실려 글의 내용이 눈 앞에 펼쳐지는 듯하다. 책 중간중간 소개되는 다양한 요리 레시피는 따라 해보고 싶을 정도로 입맛을 돋운다.

부산일보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