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 소리에 잠을 설쳤다. 행사에 지장은 없을까…. 다행히 아침에 갠 하늘을 보고 한시름을 놓았다.
 
부산히 움직여 '점심 나누기 행사'를 진행하기로 한 내외동 '다림방' 식당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식당 사장 역시 잔뜩 긴장해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갈비탕과 된장찌개, 육회비빔밥을 준비해 놓고 수박과 떡을 접시에 담았다. 제철인 수박은 칼만 대도 '쩍' 소리를 내며 갈라졌다. 오늘 행사가 이 소리처럼 잘 진행되기를 빌었다.
 

▲ 김해여성복지회관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지난달 24일 사랑의점심나누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점심 나누기 행사는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시작하기로 했지만 부지런한 어르신들은 11시가 채 되기도 전에 식당문을 열고 들어섰다. 아직 시간이 멀었다며 기다리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 그때부터 우리의 즐거운 나눔 행사는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손발이 맞지 않아 우왕좌왕하기도 했지만 항상 함께 봉사했던 사람들이라 어느새 마음을 맞춰 나갔다.
 
생각보다 많은 어르신들이 찾아왔다. 인근 아파트와 주택에 사는 250여 명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왔다. 다섯 명이 온 모임에서는 한 명이 떨어져 앉게 되자 "비좁아도 좋으니 함께 앉겠다"고 해서 난감하기도 했다. 노부부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식당문을 들어서기도 했다. 어린 손자를 안고 온 할머니를 주위 사람들이 함께 챙겨주는 다정한 모습은 더 보기 좋았다.
 
식사를 대접하러 다니면, 식사를 하다가도 손을 잡으며 "고맙다"고 하는 따뜻한 말에 힘이 났다. 식사를 하며 연신 "맛나다, 맛나다", "정말 장한 일 한다" 하는 칭찬이 봉사자들을 오히려 부끄럽게 만들었다.
 
식사를 끝낸 몇몇 어르신들은 앞에 놓인 모금함에 꼬깃꼬깃 접은 천 원짜리 지폐를 넣고는 함박웃음을 짓고 돌아갔다. 그 웃음 따라 행복이 함께 묻어나왔다. 어르신들이 행복한 식사를 마치고 돌아간 후 봉사자들과 회원들은 모두 행복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 이제 이 행복 바이러스를 많은 분들에게 전하기 위해 김해여성복지회관은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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