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살이에서 뜻대로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은 것은 모든 이의 보편적 소망이다. 하지만 실제 인생을 살아보면 뜻대로 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는데 필자만의 경험이 아닐 것이다. 비슷한 조건, 방법을 사용하여도 어떤 때는 해결이 되고 어떤 때에는 해결이 잘되는 않는 경우도 많으니 삶이란 참으로 오묘한 것이다.
 
운동의 예를 보더라도 그런 속성이 더 확연해지는데 좋은 컨디션으로 달리기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어떤 날은 달리면 달릴수록 더 힘이 나는 때도 있고 조금만 뛰어도 몸이 처지는 때도 있으니 진짜 '그때, 그때마다 달라요'를 실감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시간의 좌표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여 1년을 기본으로 보더라도 4계절을 경험하듯이 세월의 흐름은 끊임없는 기운 변화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운(運)'이 달라서 그런 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인생행로도 늘 한결같지 않은 것은 바로 운의 변화가 시시각각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삶의 모양을 크게 아울러서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양한 측면에서 볼 수 있겠지만 필자의 방법을 찾는다면, 삶의 모양은 비유컨대 차와 도로의 구조와 흡사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사람은 타고날 때 에너지 패턴의 차이를 가지고 태어난다. 즉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자 중심의 신체적 차이, 태어난 시기마다 다른 천체(天體) 운동의 기운 차이, 지역적 차이 등 다양한 에너지 패턴 속에서 삶을 시작한다. 바꾸기 어려운 천명(天命) 요소에 해당하는데 즉, 각자 그릇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다. 도로에서는 자동차의 차이와 흡사한 것이다. 여기에 각자 나름의 운행 궤적이 형성되는데 도로의 차이에 비유할 수 있다. 물론 계절의 변화처럼 어느 정도 고정성이 존재한다. 차나 도로의 고정성을 크게 바꾸기는 어렵지만 운전(運轉)을 통하여 완급, 차선의 선택이 가능한 것이다. 삶의 선택이 쉽지 않은 것은 이런 구조 속에 인생행로가 펼쳐지기 때문인 것이다.
 
최고급 벤츠 승용차도 논두렁길을 만나면 꼼짝할 수가 없으니 자전거보다 못한 처지를 당하는 것과 같은 경우를 볼 수 있다. 길은 다양하다. 가시밭길, 논두렁, 골목길, 일방통행 길, 터널, 비포장 도로, 국도, 고속도로 등등 참으로 많은 길이 존재하는데 누구나 길든 짧든 마주칠 수밖에 없는 것이 일반이다. 운명도 이런 원리를 떠나지 않으니 영원히 잘 나가는(?) 인생은 거의 볼 수가 없는 것이다.
 
관상학의 원리에서도 시기에 따른 변화를 오랫동안 관찰하여 다양한 기준으로 정리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유년법(流年法)이다. 여름에도 비바람 부는 시간이 있고 겨울에도 따뜻한 햇살 내리쬐는 시기가 있듯이 다양한 주기성의 영향 아래 삶의 하루하루가 펼쳐지는 것이다. 차와 도로, 씨앗과 계절을 떠올린다면 명(命)과 운(運)의 개념을 비교적 손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운의 변화를 다루는 유년법의 원리를 설명하는 글을 이어나갈 것이다.
 
꽃 피는 봄이 와도 국화가 피지 않는 것처럼 각자의 봄날은 편차가 있음도 새겨둘 필요가 있다.




김해뉴스
박청화 청화학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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