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내 합의 안될 땐 표결이 최선책
승복하지 않는 자세는 불협화음만 초래

다수당이 의장직 맡아야 집행부 견제
당리당략 앞세우면 제 역할 못 해내

7대 전반기는 협조와 견제로 조화 추구

"반드시 민주적 절차를 제대로 지키는 의회 풍토를 조성하겠습니다."

제7대 김해시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배창한(56·바 선거구) 의장은 지난 9일 시의장실에서 <김해뉴스>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여러차례 '민주적 절차'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는 "의회에서는 대화와 타협이 필요하다. 그러나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도 타협이 안 될 경우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일을 해결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결국 표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의장 선거 출마 소견을 발표할 때도 민주적 절차를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합의를 못해서 갈등이 생기면 결국 표를 통해 해결할 수밖에 없는 게 의회"라고 못박았다.

▲ 배창한 김해시의회 신임의장이 지난 9일 인터뷰에서 "민주적 절차를 지키는 의회를 만들겠다"는 소신을 밝히고 있다.

배 의장은 5대 시의원을 지냈다. 6대 때는 당시 통합진보당 소속이었던 배병돌(현재 새정치민주연합·바 선거구) 의원에게 100여 표 차이로 패해 낙선했다. 6·4 지방선거 때도 배병돌 의원에게 1천600표 차이로 밀려 2위로 당선됐다. 그러나 의장선거에서 15 대 7로 이겨 두 번의 패배를 설욕했다.

분성배씨인 배 의장은 토박이 김해 사람이다. 400여 년 전부터 조상대대로 장유 죽림마을에서 살아왔다. 지금 그가 살고 있는 한림풀에버 아파트는 원래 죽림마을이 있던 곳이다. 부산동고등학교와 창신대학교, 경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를 마친 뒤 건설업을 했고, 지금은 대연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배 의장은 어릴 때부터 정치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정치가 좋았다. 선거 때는 합동연설회를 빼먹지 않고 다녔다. 연설을 들으면서 쾌감을 느꼈다"면서 "JC 등 지역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선·후배들이 정치인으로 변신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자극을 받았다. 정치를 잘해 지역민에게 봉사하고 보람을 느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배 의장은 4년 전의 선거 패배 이야기도 꺼냈다. 그는 당시의 패인으로 겸손하지 못했던 점을 꼽았다. 그는 "5대 시의원이 된 뒤 각종 행사장에 갔을 때 아는 사람에게만 인사를 했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아는 체를 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당장 '시의원이 되더니 달라졌다'는 말이 나오더라. 스스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서는 거만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는 "장유에서 장유3동 인구가 가장 많다. 그런데도 6대 시의원 중에 장유3동 출신이 하나도 없었다. 지역 현안 해결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지역의 각 자치단체에서 '지역사람을 뽑자'는 여론이 생겼다"면서 "장유3동에서 조상대대로 살아온 토박이라서 지역 현실을 잘 알기 때문에 3동 주민들이 대거 밀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배 의장은 새정치민주연합(새정치연합)이 지난 3일 의장선거 결과를 부정하고 나선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새누리당은 내부경선에서 의장 후보를 냈다. 재선의원 5명이 모여 경선 안을 만들고 13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불협화음을 없앴다. 표결 결과에 모두 승복했다. 전영기 의원은 떨어진 뒤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수당이 의장직을 맡고 제2당이 부의장직을 가져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상임위원장은 2명씩 나누어 맡고, 상임위원은 의석 수대로 배분하면 된다. 새정치연합은 무리한 요구를 했다"면서 "앞으로 다수당이 의장을 맡는 선례를 남겨야 한다. 그래야 의회가 단합할 수 있고, 시 집행부에 맞설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덧붙였다.

배 의장은 의회의 화합을 일궈내는 한편 김해시에 대해서는 협조와 견제를 통한 조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5대와 6대 때 의장선거를 놓고 의원들끼리 갈등이 생겼다. 6대 때는 동료의원들끼리 공석에서 서로 공격하는 일도 있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 의회가 단합해야 한다"면서 "지금 김해에서는 새정치연합이 여당이고 새누리당은 야당이다. 의회는 여소야대 상황이다. 새누리당이 반대하면 새정치연합이 협조를 요청하고 협상해야 한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시장과 의회의 창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남태우 기자 le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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