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민 한국건강관리협회 부산지부 가정의학과 과장
"세상에는 너무 맛있는 게 많은 것 같아. 어쩌면 좋아. 내 통통한 얼굴. 싫어 싫어 싫어. 하느님 날 도와주세요~"
 
어느 여성그룹의 이 노래 가사엔 식욕과 절제의 갈등이 뒤섞여 있다. "도대체 말이 돼? 이렇게 맛있는 게 많은 세상. 난 단지 그걸 즐길 뿐이라구! 그런데 내 남자친구를 생각한다면 날씬해져야겠고. 아이고~ 절 좀 도와주세요. 어떻게든 제발~"이라고 처절하게 외치 듯이 말이다.
 
먹고 싶은 걸 못 먹는 스트레스는 결국 폭식으로 이어지고 만다. 의학적 통계와 경험자들의 고백이 그 증거다. 때문에 식욕을 꺾을 수 없다면 일단 먹고 싶은 건 먹고 그만큼 운동을 충분히 하는 것이 여러 모로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하지만, 때론 식욕조절이 필요할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불안·외로움·억울함·우울함·열등감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심리적 보상 행위를 부르는데, 식욕으로 푸는 경우가 많다. 즉 생명 활동을 위한 섭식 행위라기보다는 욕구 충족을 위한 습관적 심리 보상행위에 가깝다.
 
이럴 경우, 먹는 것을 조절하기 위해 음식일기를 쓰면 도움이 된다. 우선 스스로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는지 관찰하고 기록해보자. 이렇게 음식일기를 쓰다 보면 자신의 음식 먹는 습관, 운동량의 차이, 스트레스 해소법 등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고 바람직한 식이조절 방안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
 
미리 식사계획을 세우고 식사량을 조절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배부르게 먹고 나서 후회하기를 반복하는 것은 식사에 대해 계획이 없는 경우라는 것을 스스로 인식하고 미리 계획한 식사를 하도록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를 할 때는 한 번에 1인분만 덜어 먹으며, 씹는 동안 수저를 내려놓고, 식사 중간에 잠시 멈추는 시간을 갖거나, 식사 후에는 식탁에서 떠나는 것이 좋다. 또 배부를 때 장을 보고, 조리에 필요한 음식을 사는 것이 음식을 많이 사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이다.
 
배가 고프거나 강한 식욕이 있을 때가 아님에도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먹는 상황을 스스로 인식함으로써 행동의 변화를 시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영화를 보면서 팝콘과 탄산음료를 먹거나 TV를 보면서 과자를 먹는 등 무의식적인 먹는 행위를 찾아내는 것이다. 정해진 식사 행위와 무의식적인 먹는 행위를 분리하면 불필요한 칼로리 섭취를 막을 수 있다.
 
스트레스는 먹는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풀도록 노력해야 한다. 야외에서 운동을 하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서점에 가거나 아이쇼핑을 하는 등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행위로 스트레스를 풀도록 의식적인 행동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습관이 일정기간 지속성을 가질 때 그토록 바라던 정상체형은 소리없이 내 몸에 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삶은 습관의 연속이다. 먹을 것이 넘쳐나는 현대인들에게 당장 필요한 건 무의미한 식욕과 과식을 절제하는 습관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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