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국의 쌀국수 꾸이띠아우. 맑은 국물은 돼지등뼈로 우려낸다.

태국인의 주식인 쌀국수 '꾸이 띠아우'
열대과일 파파야 주재료 샐러드 '쏨 땀'
잡채와 닮은 볶은 쌀국수 '팟 타이'
세계 3대 스프 '똠얌꿍' 등 맛의 향연

지난 2일 동상동의 다문화 카페 '통(TONG)'에 '소소한 체험단' 2기 회원들이 모였다. 방학을 맞아 체험단 참가를 신청한 대학생들이 많았다. 딸과 함께 온 이상기(49·삼방동) 씨와 1기 회원 박소영(45·안동) 씨를 제외하면 모두 20대로 구성됐다.
 
"사와디카." "어서오세요."

란콘므엉의 공동 주인인 농야우 스리찬(42·태국) 씨와 양관석(40) 씨가 체험단을 반겼다. 체험단은 모두 반갑게 "사와디캅"하고 인사했다. 양 씨가 인사법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자는 뒤에 '캅'을 쓰고 여자는 '카'를 쓴다"고 설명했다. 체험단 대부분이 새롭게 알게 된 인사법으로 다시 인사했다.
 
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 인도, 포르투갈 등 다양한 나라의 영향을 받았다. 대부분의 요리에 해산물과 고추가 들어간다. 쌀 수출이 세계 2위일 정도로 쌀 생산량이 많다. 그래서 쌀로 만든 면 요리를 주식으로 먹는다. 날씨의 영향을 받아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고, 신맛·단맛·짠맛·매운맛이 섞인 음식이 많다. 넓은 바다와 닿아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고 열대과일이 많다.
 

▲ 태국의 쌀국수 꾸이띠아우. 검은 국물은 소 등뼈로 우려낸다.
자리에 앉아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양 씨가 란콘므엉의 뜻을 설명했다. "란콘므엉은 태국어다. '란'은 가게, '콘'은 사람, '므엉'은 도시를 뜻한다. 그래서 '도시 속 사람과 어우러진 가게'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설명이 끝나자 요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농야우 스리찬 씨가 가장 먼저 선보인 음식은 쌀국수 '꾸이 띠아우'였다. 돼지 등뼈로 육수를 낸 하얀 국물과 소 등뼈로 육수를 만든 검은 국물의 두 가지 꾸이 띠아우가 나왔다. 양 씨는 "꾸이 띠아우는 원래 닭 육수를 사용하지만 조류 독감 때문에 돼지와 소 등뼈 육수로 대체해 만들었다"고 했다. 꾸이 띠아우는 육수에 다양한 채소와 태국식 어묵을 넣고 끓여 맛을 낸다. 양 씨는 "태국 사람들이 주식처럼 먹는 게 쌀국수다. 태국은 외식문화가 발달해 있어 포장마차 형태의 식당에서 쌀국수를 판다. 식성에 따라 설탕, 태국 고춧가루, 땅콩가루 등을 넣어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
 
체험단은 접시에 꾸이 띠아우를 옮겨 담고 시식했다. 돼지 등뼈로 육수를 낸 꾸이 띠아우는 국물이 깔끔하고 담백했다. 태국식 어묵은 고기 경단 같은 맛이 났다. 마산에서 온 우승수(23) 씨는 "돼지 등뼈로 육수를 낸 꾸이 띠아우가 더 맛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맛이라 먹을 만하다. 소 등뼈로 육수를 낸 꾸이 띠아우는 색감부터 거부감이 든다. 맛도 약간 비릿해 먹기 힘들다"고 평했다. 반면 최진화(19·삼방동) 씨는 "돼지 등뼈로 육수를 낸 꾸이 띠아우는 약간 싱거운 맛이었다. 소 등뼈로 육수를 낸 꾸이 띠아우는 자극적이지만 향신료 향이 강하지 않아 먹을 만했다"고 평했다.
 
두 번째로 '쏨 땀'이 나왔다. '태국의 김치'로 불리는 음식으로, 다른 음식과 같이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한다. 열대과일인 파파야를 가늘게 채 썰어 고추와 마늘, 새우, 피시소스, 설탕, 라임즙을 넣어 무쳐 먹는 태국식 샐러드다. 양 씨는 "파파야에는 여성에게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화장품에도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음식을 맛 본 박소영 씨는 "김치라고 해서 그런지 젓갈 맛이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진화 씨는 "한국 김치와는 맛과 모양이 많이 다르다. 특별한 맛이 느껴지지 않아 무채를 먹는 느낌이다. 다른 음식과 같이 먹으면 좋을 것 같다"고 평했다.
 
다음으로 나온 음식은 '팟 타이'였다. 쌀국수를 새우, 쪽파, 다진 마늘, 양파, 소고기구이, 달걀, 화이트와인 식초, 피시소스, 간장, 식초, 고춧가루 등을 넣어 볶은 뒤 그 위에 숙주를 생채소로 올려 만든 음식이다. 양 씨는 "한국 음식의 잡채와 비슷한 음식이다. 레몬을 적당히 짜서 뿌려 먹으면 맛있다"고 말했다. 요리를 맛 본 우승수 씨는 "잡채와 비슷하지만 생채소가 약간 비린 것 같다. 생채소 맛이 걸려 조화가 안되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나은(23·삼방동) 씨는 "향신료 향이 나지만 강하지 않아 맛있었다. 한국 잡채와 비교하면 짠 맛은 덜 한 것 같다. 생야채 덕분에 아삭아삭해 식감은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위로부터 태국의 김치로 불리는 쏨 땀, 생선을 통째로 튀긴 빠랏 픽, 세계 3대 스프로 알려진 똠얌꿍.
이어 한국에서도 유명한 '똠얌꿍'이 나왔다. 똠얌꿍은 세계 3대 스프 중 하나에 들 정도로 유명하다. 매운 향신료와 새우, 닭 육수, 케비어라임잎, 레몬그라스, 갈란가, 피시소스, 실란트론 등을 넣고 끓은 음식이다. 양 씨는 "태국어로 '똠'은 끓이다, '얌'은 시큼하다, '꿍'은 새우를 뜻한다. 한국말로 풀어보면 '시큼한 새우탕'이다. 태국 음식 특유의 여러 가지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처음 먹기에는 조금 힘들지도 모르지만 한 번 빠지면 계속 생각나는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똠얌꿍을 맛본 체험단은 표정이 좋지 않았다. 심영주(29·동상동) 씨는 "향신료 향이 강해 먹기 전부터 거부감이 들었다. 아마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나은(23·삼방동) 씨는 "유명한 음식이기 때문에 가장 기대했지만 단맛이 강해 한국인 입맛에는 안 맞는 것 같다. 한국 국과 찌개는 보통 짠맛이기 때문에 달고 신맛이 나는 똠얌꿍은 적응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체험단 대부분이 똠얌꿍 시식을 힘들어했다.
 
마지막으로 '빠랏 픽'이 나왔다. 민물 생선을 통째로 튀겨 소스와 생마늘과 고추 등의 채소를 곁들여 먹는 음식이다. 양 씨는 "고추가 들어가면 요리 이름에 '픽'이 붙는다. 아마 한국인 입맛에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요리를 맛본 체험단들의 입에서 맛있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체험단 대부분이 "오늘 요리 중 가장 입맛에 맞다"는 평을 했다. 심영주 씨는 "가장 맛있게 먹었다. 소스가 탕수육과 비슷하고 생선의 바삭함이 살아있었다. 식감도 좋고 맛도 좋았다.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음식을 잘 먹지 못했던 우승수 씨도 "빠랏 픽이 가장 입맛에 맞았다. 우리나라 생선요리 같았다. 다른 음식은 먹기 힘들었지만 빠랏 픽은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빠랏 픽 뒤에 디저트가 나왔다. 태국식 팥빙수였다. 양 씨는 "코코넛 안 쪽의 하얀 부분이 들어간다. 보통 코코넛 하면 즙만 생각하지만 안의 하얀 부분도 먹을 수 있다. 콘과 과일을 넣고 원래 팥은 넣지 않지만 한국인 입맛을 위해 넣었다"고 전했다. 심영주 씨는 "요즘 나오는 화려한 팥빙수가 아니라 어릴 적 먹던 팥빙수 맛과 비슷하다"고 평했다.
 
체험단은 마지막으로 태국음식에 대한 소감을 나눴다. 이상기 씨는 "아직은 태국음식이 낯설게 느껴진다. 맛이 독특하고 향신료 향이 강해 먹기 힘든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최진화 씨는"향신료 향이 강한 점만 빼면 괜찮았다. 오히려 전반적으로 싱거운 느낌이었다. 그만큼 한국 음식이 자극적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란콘므엉/가락로 94번길 5-7(서상동 25-17). 김해소리작은도서관 옆 골목길 안쪽. 055-337-2066. 꾸이 띠아우 5천 원, 팟 타이 6천 원. 똠얌꿍 9천 원.

김해뉴스 /원병주 기자 one@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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