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인호 씨
카이스트 캠프 참여 뒤 발명에 관심
수학·과학 관련 서적 읽으며 깊이 더해

시험 땐 과목마다 하루 분량 정해 공부
틀린 문제는 오답노트로 분석 철저히

"공부는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입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지식을 달달 외우는 것은 공부가 아니에요. 공부는 세상에 널려있는 지식들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재학 중인 조인호(26) 씨가 생각하는 공부의 의미다. 지난 2008년 김해가야고등학교를 졸업해 KAIST에 진학한 그는 전기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이다. 그는 "공부가 삶의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이 고등학교에서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를 소개했다.
 
■ 공부에 앞서 목표 설정부터
조 씨는 중학교 때 수업을 마친 뒤 학원을 돌며 공부하기보다는 친구들과 축구 같은 운동을 하기를 좋아했다. 당시 외교관이 꿈이었던 그는 부산외국어고등학교 중국어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 KAIST 캠프에 참여한 뒤 외교관의 꿈을 접고 수학과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어문계열 학과 외에는 진학을 할 수 없는 외국어고등학교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1학년 2학기 때 김해가야고등학교로 전학했다.
 
조 씨는 "KAIST 캠프에서 가상로봇을 개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배웠다. 여기에 흥미를 가지게 되면서 문과보다 이과가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이과계열 학과에 진학하고 싶어 일반 고등학교로 전학했다"고 말했다.
 
오전 6시에 일과를 시작해 오후 11시에 귀가하는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한 조 씨는 우선 목표부터 세웠다. 그는 "공부를 하려면 먼저 목표 설정부터 해야 한다. KAIST 캠프를 방문하고 나서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발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KAIST를 목표로 하고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 교과서와 문제집으로 공부하는 데에만 머물지 않았다. 야간자율학습시간을 이용해 수학, 과학 관련 서적을 읽으며 공부의 깊이를 늘려갔다.
 
"수학교과서에 나오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공식과 개념만 압축해 설명해놨잖아요. 하지만 도서관에 가면 피타고라스의 정리 등 수학공식과 개념을 쉽게 설명한 책들이 있어요. 공식을 달달 외우기보다는 책을 읽으면서, 공식은 어떻게 나왔고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이해했어요. 교과서 밖의 책에서 개념을 이해한 거죠."
 
조 씨는 중간·기말고사가 다가오면 한 달 전부터 시험 공부를 했다. 과목마다 하루 분량을 정해놓고 공부했던 친구들과 달리 하루에 최대 2~3과목을 한꺼번에 공부했다. 그는 "수업시간에 집중하면서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부분만 공부하면 얼마든지 시험에 대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문제집 푼 뒤 반드시 오답 원인 점검
조 씨가 가장 자신 있었던 과목은 수학과 과학이었다. 평소에는 수학·과학 관련서적을 읽으며 개념을 이해했고, 시험기간에는 문제집을 풀면서 개념을 적용시켰다.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으로 나눠진 과학의 경우 과목별 문제집을 푼 다음, 틀린 문제의 원인을 찾아 오답공책에 정리했다.
 
국어와 영어는 조 씨가 가장 힘들어했던 과목이었다고 한다. 그는 "언어는 수학, 과학처럼 개념 정리가 잘 안됐다. 문학교과서를 다시 본다고 해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고등학교 2학년 2학기부터 1주일에 이틀은 국어에 매달렸다. 수능 기출문제집을 푼 뒤 해설집을 보면서 '왜 틀렸는지'에 대해 분석하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영어의 경우 매일 수능 기출문제집에 나온 지문 1~2개씩을 꼭 풀었다. 지문을 읽으며 모르는 단어는 공책에 옮겨 적어 외웠다. 그는 "처음에는 아는 단어보다 모르는 단어가 더 많았다. 하지만 매일 꾸준히 단어 공부를 한 결과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시중의 영어단어집에 나오는 단어 중 70%는 알게 됐다. 영어는 한꺼번에 많은 문제를 풀기보다는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 씨는 수시 일반전형으로 KAIST에 진학했다. 평소 수학, 과학 관련서적을 꾸준히 읽었던 게 큰 힘이 됐다고 한다. 그는 "1단계 서류전형에 이어 면접을 봤다. 수리면접이었다. 하나의 문제를 제시받은 뒤 이를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교수 앞에서 설명하는 방식이었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 덕분에 문제를 풀 때 다양한 개념을 적용해서 교수 앞에서 막힘없이 설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씨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후배들을 만나 보면 장래 희망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즐거워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해서 목표부터 설정했으면 좋겠다. 목표를 설정하면 공부가 훨씬 즐거워진다. 노력 없는 대가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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