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완 김해외고 교사
스마트폰 이용 영어공부 앱 개발
내달부터 김해도서관서 영어콘서트

"학생들이 영어를 재미있게 배우고,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면서 만들었습니다."
 
김해외국어고등학교 정동완 영어교사가 영어를 공부하는 스마트폰 앱을 만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만든 앱은 '청크(Chunk)영어 학습 앱'이다. 청크는 '덩어리'라는 뜻이다.
 
정 교사가 만든 8개의 청크영어 학습 앱은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영어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프로그램이다. 각 앱을 활용할때 하나의 단계를 익히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점수를 얻는 방식이어서 지루하지 않게 영어를 익힐 수 있다. 원어민의 발음을 듣고,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할 수도 있다. 녹음 내용을 친구에게 카톡으로 보내거나, 얼마나 많은 문장을 듣고 공부했는지 점수 내기를 할 수도 있다. 청크영어 학습 앱은 구글 플레이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중급의 경우 현재 7천800여 명이 내려 받아 공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정 교사는 청크영어 학습 앱 개발 외에도 <아임 in 청크 리스닝>과 수능영어 등 10권의 영어학습서를 쓴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청크영어 학습법은 직접 공부했던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임 in 청크 리스닝>에서 영어를 공부하며 좌절했던 옛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카투사에서 군 복무를 했다. 수준급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미군 병사와 단 한 문장도 온전하게 주고 받지 못해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 교사는 카투사에서 영어 학습의 비밀을 이해하게 됐다고 한다. 단어가 영어학습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단어로만 접근해서는 영어 구사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단어만 외우는 것은 음식의 식재료를 먹는 것인 반면, 청크로 의미를 받아들이는 것은 요리를 먹는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예를 들어 'I'm looking for my cell phone'이라는 문장을 들을 때,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쓰지 않고 'I'm looking for'와 'my cell phone'을 각각 한 덩어리로 듣는 것이다. 그는 "청크영어 학습법은 덩어리 단위로 영어를 듣고 이해하며 영어식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사는 김해외고에 온 뒤 영어학습법을 연구할 시간이 많아졌다고 한다. 청크영어 관련 책을 쓸 때도, 책 내용을 담은 앱을 만들 때도 김해외고 학생들과 함께 했다고 한다. 그는 "학습법은 교사가 학생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티칭'보다는 학생들이 한 단계씩 올라 설 때 의미를 부여하고 잡아주는 '코칭'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사는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영어 공부법을 알려주고자 양산시 동아중학교 신용관 교사 등과 함께 영어콘서트도 개최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김해시청 대강당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영어콘서트를 펼쳤다. 오는 9월 12일과 26일, 10월 17일과 31일 오후 7~9시에 김해도서관(055-320-5565)에서 초등학교 3학년~중학교 3학년 및 학부모 130명을 대상으로 영어콘서트를 진행한다.
 
그는 최근 김해 지역 작은도서관에서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청크영어콘서트를 갖기도 했다. 그는 "초등학생들의 경우 학습과정을 진행하다보면 빠지는 학생들이 늘어난다. 그런데 작은도서관에서 청크영어 12과를 가르치는 동안 80%의 학생이 마지막까지 출석했다. 아이들에게 물어봤더니 '영어가 이렇게 재미있는 건 줄 몰랐다'라고 했다"며 활짝 웃었다.
 
이쯤 되면 사설학원에서 그를 영어강사로 탐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 교사는 이에 대해 단호하게 말한다. "절대로 공교육 교사의 끈을 놓지 않을 겁니다. 학교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영어공부를 할 것입니다. 이 학습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른 영어교사들과 함께 학생들을 가르칠겁니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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