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지금 크고 작은 행복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산 어르신들이 계셨던 덕분입니다. 봉사한다는 마음보다는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고 공연을 합니다."
 
'아름다운 뜨락'의 임병오(49) 단장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름다운 뜨락은 2010년 9월에 설립된 공연 봉사단체다. 예술 재능으로 봉사하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모여 지금은 20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함께 봉사하는 가야가락예술단과 색소폰 동호회인 라온제나의 회원들까지 합치면 100명이 넘는다.
 

▲ 공연봉사단체 '아름다운 뜨락' 회원들이 한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의 생신잔치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5년전 창립 프로연예인 등 회원 20명
요양원 순회 지난해만 100차례 공연
음악소리 들리면 노인들 눈빛 달라져
일반 시민 위한 무료공연도 준비 중

어렸을 때 적 가수의 꿈을 키우기도 했던 임 단장은 "회원 중에는 저 같은 아마추어도 있지만, 음반을 냈거나 한국가수협회·한국연예예술인연합회에 소속돼 있는 프로도 많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뜨락은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노래, 전통무용 외에 다양한 악기를 이용한 공연봉사를 한다. 임 단장은 "몇몇 요양원들과 연계해 매달 4차례 정기 공연을 한다. 소문을 듣고 다른 곳에서 추가 요청이 들어오면 한 달에 10차례 공연하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1년 동안 100회 정도 공연을 했다"고 설명했다.
 
요양원에 아름다운 뜨락의 공연 소리가 퍼지면 휠체어를 탄 할머니부터 침대에 누워있던 할아버지까지 공연장으로 모여든다. 임 단장은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들은 대부분 치매에 걸린 경우가 많다. 하루에도 몇 번씩 보는 요양보호사에게도 누구냐고 묻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노래 소리가 들리면 어르신들의 눈빛부터 달라진다. 몇십 년 전에 불렀던 노래를 듣고 기억해낸 뒤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하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뜨락에 공연봉사 요청이 끊이지 않는 것은 실력이 뛰어날뿐만 아니라 전문 공연업체를 능가하는 음향장비도 있기 때문이다. 임 단장은 "처음에는 가정용 음향기기를 갖고 다녔다. 어르신들에게 좋은 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어 하나, 두 개씩 음향 장비를 사들였다. 그러다 보니 전문업체처럼 됐다"며 웃었다.
 
다른 행사업체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와 음향장비를 빌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문제는 음향 장비가 많아지다 보니 공연봉사를 갈 때마다 짐이 한 가득이라는 점이다. 임 단장은 "장비 총무게가 300㎏ 정도 된다. 무대가 큰 곳에 공연봉사를 하러 가면 500㎏이 넘는다. 장비가 많아지다 보니 준비시간이 길어지고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많다. 그래도 공연을 보고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뜨락은 앞으로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을 위한 공연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임 단장은 "많은 공연봉사를 다니면 돈을 받고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자주 받는다. 시민들을 위한 공연도 우리가 좋아서 하는 무료 공연이다. 요즘같이 사건사고가 많은 세상에 시민들이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해뉴스 /정혜민 기자 jhm@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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