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부터 1·2학년 학생 대상 시작
김해 전통 장군차 알리는 데도 한몫

▲ 김해중앙여고 학생들이 다도교실에서 차 예절을 배우고 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세요. 모두 공수."
 
탁자 위에 여러 개의 찻잔이 놓여 있다. 언뜻 보기에 밥그릇 같이 생긴 큰 그릇도 보인다. 그 앞에 발목까지 오는 긴 치마를 입은 여학생들이 마주 보고 앉아있다.
 
김해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민병훈) 다도교실의 수업 장면이다. 다도교실은 김해중앙여고에서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에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생활예절 프로그램이다.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1주일에 한 시간씩 진행하고 있다. 민 교장은 "학업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도 중요하다. 많은 종류의 예절수업이 있지만 여자고등학교이기도 해서 품의와 예의를 향상시키는 데 다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자체적으로 준비한 프로그램이라서 예산도 2천만 원이나 들었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아이들의 인성 교육에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전통예절 중 하나인 다도는 '도를 닦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차를 마시고 따르는 법을 배우면서 예절을 익힌다는 이야기다. 다도 수업을 진행하는 민경남(34·여) 교사는 "다도교실은 지난 3월부터 시작했다. 학생들이 다도를 배우면서 인사성이 좋아졌다. 또 다도를 통해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맛보면서 탄산음료에만 익숙해져 있던 입맛도 변했다"고 말했다. 다도교실에서는 녹차, 보이차, 장군차 등 다양한 차를 맛볼 수 있다. 김해 전통차인 장군차는 김해시에서 지원 받는다.
 
다도교실에는 차와 함께 먹는 다식도 있다. 지난 학기에는 화전과 양갱을 직접 만들었다. 민 교사는 "다식은 커피 아메리카노를 마실 때 빵을 먹는 것과 같다. 학생들이 직접 전통음식을 만들면서 재미있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예절을 배우길 바란다"고 전했다.
 
2학년 최유경 학생은 "지난 봄 학교 앞에 핀 벚나무에서 벚꽃을 따서 화전을 만들었다. 매일 과자만 먹다가 찹쌀과 벚꽃으로 만든 화전을 먹으니 이색적이었다"고 말했다.
 
김해중앙여고는 2학기 때에는 학생들에게 다도와 함께 전화예절, 웃어른들 대하는 법, 복장예절 등 생활예절을 가르칠 예정이다. 민 교사는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생활예절을 잊지 않고 사회에 나가 잘 적용했으면 좋겠다"면서 "학생들에게 더 많은 차 문화를 알려주고 싶다. 차 후원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해중앙여고에서 진행하는 다도교실의 문은 지역 주민이나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도 열려 있다. 15명 이상이 모이면 무료로 배울 수 있다.

김해뉴스 /정혜민 기자 jhm@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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