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28일 수릉원에서 열린 '2014 김해 평생학습 과학축제'.
지난달 27~28일 수릉원 일원서 개최
지역내 130여개 기관에서 축제 참가

동화구연·커피체험·장군차 시음 등
다양한 프로그램 시민들에 큰 인기

하늘을 올려다보니 알록달록한 풍선들이 곳곳에 떠 있었다. 수릉원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길게 늘어선 천막들에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난달 27~28일 수릉원에서는 '2014 김해 평생학습·과학축제'가 열렸다. 김해시평생학습축제운영위원회와 인제대학교 김해과학기술진흥센터가 주관하고 경상남도김해교육지원청에서 후원한 이번 축제에는 130여 개 기관이 참가했다. 이 축제는 김해시 각 기관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한자리에서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행사다.
 
수릉원 입구에 들어섰다. 한 천막 안에서 노란색 앞치마를 입은 사람들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천막 안은 아이들로 가득 찼다. 한 손에는 책을, 다른 손에는 마이크를 든 교사가 아이들 앞에 나타났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김해색동어머니회가 진행했던 '톡톡 동화놀이터'의 구연동화 장면이었다.
 
구연동화를 듣는 아이들의 눈은 초롱초롱 빛났다. 구연동화 교사가 질문을 던질 때마다 서로 대답하겠다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2006년 창단한 김해색동어머니회는 구연동화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김해색동어머니회 김영미 (53) 이사는 "동화구연은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동요와 율동을 통해 아이들과 더 쉽게 친해질 수 있다. 순수한 아이들이 구연동화를 듣고 더 큰 동심의 세계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색동어머니회 천막에서 나와 몇 발자국을 걷자마자 커피 향이 코를 찔렀다. 내동에 위치한 달카페 자원봉사단에서 '커피나무체험학교'를 진행하고 있었다. 130개 천막 중에서 유일한 커피점이었다. 이곳에서는 커피를 직접 내려 보거나, 커피콩으로 액자를 만드는 체험을 하고 있었다.
 

▲ 김해 전통차인 장군차를 맛보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
최미정(42·여·외동) 씨는 "커피에 관심이 많다. 요즘 드립커피가 유행이라 한 번쯤 해보고 싶었다. 이번 기회에 직접 커피를 내려 보고 로스팅까지 해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커피콩에 풀을 발라 액자에 붙이고 있었다. 서소희(13·여) 양은 "커피콩을 처음 봤다. 커피콩으로 액자를 만드니 액자에서 좋은 냄새가 난다. 신기하다"며 웃었다.
 
커피나무체험학교 손현아(37) 교사는 "커피나무체험학교는 올해 처음 열었다. 아이들 반응이 좋아서 보람이 있다. 아이들은 커피라고 하면 쓰고 맛없는 음료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이 커피콩을 만지는 체험을 하면서 커피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것 같다. 이번 축제를 통해 모은 수익금은 창원 사랑의집에 기부한다"고 설명했다.
 
맞은편 천막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가야다회' 회원들이 차를 따르고 있었다. 권유에 따라 차를 마셔보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기분이었다. 김해전통차인 장군차였다. 빛깔이 고운 양갱과 속이 꿀로 가득찬 떡이 다과로 나왔다. 주변의 시민들이 가야다회 천막으로 몰려왔다.
 
다과를 맛본 한 시민은 "이렇게 맛있는 양갱은 처음 먹어 본다"며 감탄했다. 최지우(21·여·봉황동) 씨는 "김해에서 15년을 살았지만 김해전통차는 처음 마셔 본다. 많은 천막들이 있지만, 여기가 가장 김해다운 장소인 것 같다. 한복을 입고 있는 모습들도 너무 예쁘다"고 말했다. 가야다회 조경숙(60) 회장은 "차는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편하게 해준다. 양갱도 단호박, 복분자, 팥으로 직접 만들어 몸에 좋다. 김해전통차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여러 개의 천막 사이에는 '쉼터 천막'들이 설치돼 있었다. 김해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가 휠체어·유모차를 대여해주고, 시민들이 쉴 수 있도록 마련해놓은 공간이었다. 김해시자원봉사단체 협의회 이원달(54) 회장은 "이번 축제기간 동안 400명의 자원봉사자가 원활한 축제 진행을 위해 열심히 뛰었다. 이번 축제에서 많은 시민들이 기억에 남는 추억을 만들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정혜민 기자 jhm@gimhaenews.co.kr
 

▲ 김해색동어머니회가 진행한 '톡톡 동화놀이터'에서 한 교사가 아이들에게 동화구연을 하고 있다.

▲ 커피콩으로 액자를 만드는 체험.

▲ 커피를 직접 로스팅하는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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