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길거리 음식인 양루차와 양파이구꼬치..
가늘게 썬 돼지고기 주재료 워샹러우쓰
맵지만 개운한 소스에 이마에 땀 송글
돼지갈비와 콩 간장 파이구뜬또우짜
볶음요리 띠샨센 등 중국의 향기 가득


"짜장면이 나오는 건 아니겠죠?"
 
중국 음식이라고 하면 흔히 짜장면, 짬뽕, 탕수육을 떠올린다. 소소한 체험단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중국음식점 '예 양꼬치'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에 들어서자 중국 전통의상인 치파오를 곱게 차려입은 주인 범빙남(29·중국) 씨가 환한 미소로 체험단을 맞이했다. 식당 내부에 장식된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와 탕좡 그리고 경극에 사용된다는 가면 덕분에 중국의 향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중국어에는 '일방수토 양일방인(一方水土 養一方人)'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 땅의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뜻이다. '귤화위지(橘化爲枳·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라는 말과 비슷한 의미다. 광활한 대륙을 자랑하는 중국은 지역마다 생산되는 풍부한 음식재료를 활용한 특색 있는 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다. 예 양꼬치는 중국 동북지역(둥베이) 요리를 만드는 곳이다. 중국 동북지역은 과거에 만주로 불렸던 곳이다. 랴오닝(遼寧), 지린(吉林), 헤이룽장(黑龍江) 성이 포함돼 있다. 주요 도시로는 선양(瀋陽), 하얼빈(哈爾濱), 창춘(長春), 다롄(大連), 치치하얼(齊齊哈爾), 지린(吉林) 등이 있다.
 
따라서 동북지역 요리는 만주지역 요리를 뜻한다. 만주족인 범 씨는 "동북요리는 양이 많은 게 특징이다. 달달한 남부요리와 비교했을 때 동북요리는 전반적으로 짜고 맛이 강하다"고 말했다.
 
범 씨의 말을 증명해주듯 가장 먼저 식탁에 오른 워샹러우쓰는 머리 속에 땀이 날 정도로 매운 음식이었다. 워샹러우쓰는 돼지고기를 실처럼 가늘게 썬 다음 죽순, 목이버섯, 잘게 채 썬 파, 생강 등을 고추, 식초 등으로 만든 소스와 함께 볶아낸 음식이다. 맵지만 개운한 맛에 소소한 체험단의 손이 자꾸 갔다.
 

맵고 강한 맛 때문에 일부 체험단원은 "빵이나 밥과 함께 먹는 음식이 아닌가"라고 묻기도 했다. 범 씨는 "중국에서는 한국처럼 밥과 국, 반찬을 함께 먹지 않고 단품으로 하나씩 즐긴다"며 중국의 음식문화에 대해 설명했다.
 
중국에서는 아침식사로 대개 채소나 고기 속이 든 찐만두인 바오츠, 속이 없는 찐빵인 만터우, 꽈배기 모양의 밀가루 튀김인 '여우탸오', 우리나라의 콩국과 비슷한 더우장 등을 사와 먹는다고 한다. 대신 저녁식사는 푸짐하게 챙겨 먹는 경향이 있다. 음식 양이 부족할 경우, 주요리가 다 나온 뒤 밥·면 등을 시키고 탕을 맨 마지막에 먹는다.
 
다음 음식이 나오기 전에 범 씨가 소소한 체험단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며 파저우츠아라는 빨간 천과 중국의 민속놀이 도구인 콩쥬를 가지고 나왔다. 파저우츠아는 천 가운데 동그란 원에 손가락을 넣고 돌리는 도구다. 중국에서는 설이나 중추절이면 마을 인근에서 유랑단이나 서커스단의 공연이 열린다. 파저우츠아는 이들의 공연에 쓰이는 도구 중 하나다. 작은 장구 모양처럼 생긴 콩쥬는 속이 비어있는 대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범 씨는 "양쪽의 손잡이가 달린 줄을 콩쥬 가운데 몸통 부분에 여러 번 돌려 감아 양쪽 어깨를 이용해 돌린다"며 시범을 보였다. 콩쥬는 목과 어깨, 허리 등 신체 부위를 사용해 돌려야 한다. 중국의 동네 공원이나 아파트 공터 등에서 건강을 위해 콩쥬를 돌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체험단 몇 명이 파저우츠아와 콩쥬 돌리기를 시도했다. 어설픈 동작을 지켜보던 체험단은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파이구뜬또우짜와 띠샨센이 나왔다. 파이구뜬또우짜는 돼지갈비과 또우짜라 불리는 콩을 간장 소스에 조리한 음식이다. 손혜정(36·여·안동) 씨는 "또우짜는 참 부드럽다. 돼지갈비찜과 비슷하지만 짠 맛이 덜하다"고 평가했다. 띠샨센은 땅에서 나는 신선한 3가지 재료로 만든 요리라는 뜻이다. 피망, 가지, 감자를 굴소스와 해선간장에 볶은 요리다. 겉모습은 고구마 맛탕과 비슷했다. 김동규(42) 부산대 철학과 교수는 "가지는 잘 먹지 않는 채소다. 하지만 짭조름한 양념 덕분인지 거부감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정말 맛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동북지역의 대표음식인 꿔바로우가 나왔다. 꿔바로우는 돼지고기에 밀가루 반죽을 입혀 기름에 튀긴 뒤 설탕과 식초로 만든 소스를 넣어 볶아 만든 요리다. 겉보기에는 탕수육과 비슷했지만 맛은 전혀 달랐다. 탕수육은 튀긴 고기에 소스를 부어먹는 반면 꿔바로우는 소스와 함께 볶아내 튀긴 덕에 고기 겉면에 소스가 잘 스며들어 있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고려인인 볼리나(43·여·동상동) 씨는 "새콤달콤한 소스가 바삭하게 튀긴 고기에 잘 스며들었다. 정말 맛있어서 음식이 나오자마자 다 비워버렸다"며 웃었다.
 
▲ 양파이구꼬치 소스인 고춧가루, 깨소금, 커민.
마지막으로 중국의 길거리 음식 중 하나인 양루차·양파이구 꼬치가 나왔다. 양루차는 양고기·양파이구는 양갈비를 말한다. 불에 잘 구워진 꼬치와 함께 소스로 고춧가루·깨소금·커민이 나왔다. 커민은 미나리과식물의 씨앗으로 중국어로 쯔란이라 불린다. 커민은 아프리카, 중동, 인도 등에서 널리 쓰이는 향신료다. 모로코의 대표음식인 쿠스쿠스, 인도 커리 등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쯔란을 양루차 꼬치에 묻혀 먹는다.
 
조원호(55·내동) 씨는 "양고기는 강한 냄새 때문에 먹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양한 소스와 함께 양루차 꼬치를 먹으니 거부감이 덜하다. 고기는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다"고 평가했다.
 
체험단원들은 "평소 중국음식점에서 접하는 요리와 전혀 달라 신선했다. 맵고 강한 음식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았고 매력적인 음식이었다. 가족들과 함께 외식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고 총평했다.


▶예 양꼬치 /분성로 327-14(서상동 94-58). 010-8399-9608. 띠샨센 1만 원. 꿔바로우와 워샹러우쓰 각각 1만 3천 원, 파이구뜬또우짜 1만 6천 원. 양루차, 양파이구꼬치 5천 원~6천 원.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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