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비의 달
(박태일 지음/문예중앙/162p/8천 원)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경남 지역어에 대한 애정으로 한국시의 맛을 지켜온 박태일 시인의 신작시집. 2014년 편운문학상을 수상한 시집 <달래는 몽골 말로 바다>의 뒤를 잇는 여섯 번째 시집이다. 이승하 시인은 박태일 시인을 일러 "언어의 생김새와 색깔, 소리 등을 예민하게 포착"한다고 평했고, 권혁웅 시인은 "의성어와 의태어의 절묘한 활용"을 선보인다고 칭찬했다. 그런 평가를 받아온 박태일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지역어를 십분 활용해 한국 땅에 깃든 아름다움과 그리움을 담아내고 있다. 표제작 '옥비의 달'은 이육사 시인의 유일한 혈육인 이옥비 여사의 삶을 그린 시편이다. 어린 옥비의 시선과 노년의 옥비를 오가며 순국한 이육사 시인과, 아버지를 여읜 어린 딸의 기구한 운명이 애달프게 그려져 있다. 시인이 십수 년 째 써온 '황강' 연작시도 18번에서 24번까지 실렸다. 황강은 시인의 고향인 합천을 흐르는 강이다.


▶아폴로의 천사들
(제니퍼 호먼스 지음·정은지 옮김/까치/736p/3만 5천 원)

발레의 기원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400년의 역사를 추적한 책. 발레의 발전 과정과 그 과정을 이끈 천재적인 무용수와 안무가들, 그리고 그들의 위대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제니퍼 호먼스는 역사가이자 비평가이며, 한때 무용수로도 활동했다. 발레는 400년 넘게 우아함, 스토리텔링, 예술성의 독특한 조합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아왔다. 발레는 프랑스 궁정에서 예법으로 시작됐다. 왕에 대한 충성과 귀족들의 서열을 나타내는 예법으로서, 귀족들은 귀족다움을 뽐내기 위해 발레를 배웠다. 이 궁정 예법이 유럽으로 퍼져나가면서 시작된 발레의 역사는 유럽의 궁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발레의 스텝과 자세들은 거대한 역사적 변동의 사이사이에 형성되었다. 르네상스, 고전주의, 계몽주의, 낭만주의, 볼셰비즘, 모더니즘, 냉전은 각각 발레에 영향을 끼쳤다. 저자는 발레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테크닉·안무·공연의 발전 과정을 추적한다. 뿐만 아니라 이 환상적인 예술 형식을 완성한 예술가와 혁신가들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발레가 걸어온 길을 심도 있게 조망함으로써 발레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확장시키고, 발레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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