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풍경
(김미영 외 지음/글항아리/352p/2만 5천 원)

'100세 시대'라는 말이 현실화 되고 있다.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는 의미의 '웰빙(well-being),' 어떻게 죽음을 준비하고 맞을 것인가 하는 의미의 '웰다잉(well-dying)'에 이어 이제는 어떻게 하면 잘 늙어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는 '웰 에이징(well-aging)'이 화두가 됐다. 나이가 들면 늙기 마련이고, 또 죽음 역시 자연스럽다. 하지만 건강하게 더 오래 살고 싶은 것이 인간의 가장 큰 바람이다. 그 바람은 아마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되지 않았을까. '나이듦'을 바라보는 개인의 사유 역시 마찬가지다. 조선을 중심으로 동양은 이 '나이듦'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를 살펴본 책이 나왔다. 민속학, 유학, 회화사 등 각 전공분야 연구자들이 모여 공동으로 쓴 책이다. 책에서는 다양한 인물, 그림, 풍속, 고전작품 등으로 늙음의 모습을 보여준다. 조선시대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의 노년을 통해 동양의 노년 풍경을 살펴보았다. 동양의 옛 사람들은 청춘이 지나가며 맞이하는 생물학적인 늙음으로 인한 심신의 쇠잔을 아쉬워하면서도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자 했다. 저자들은 옛 사람들의 삶과 죽음을 보여주며, 늙어감은 결코 쓸모없음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덕이 깊어지고 성숙해가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방황하는 아티스트에게
(대니엘 크리사 지음, 박찬원 옮김/아트북스/288p/1만 8천 원)

'라이터스 블록(Writer's Block)'. 작가가 흰 종이 혹은 컴퓨터 모니터를 앞에 두고 아무것도 쓰지 못할 때의 절망적인 상황을 가리키는 말이다. 화가는 텅 빈 캔버스 앞에 앉아 붓을 들지 못하는 공포를 겪기도 한다. 이른바 창작의 고통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도, 유명한 화가도 이런 상황에 부딪힌다. 늘 작업이 잘 되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라이터스 블록'보다 좀 더 넓은 개념으로는 '창작의 벽(Creative Block)'이라는 말도 있다. 예술가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까. 이 책의 저자 대니엘 크리사는 성공한 그래픽디자이너이다. 그는 사실 창작에 대한 갈증이 컸지만 자신감이 없었다. 남들의 작업을 보며 한탄만 하던 그는 블로그 '질투하는 큐레이터'를 만들어 매일 자신을 '질투하게 만드는' 예술가에 대한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 둘씩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소개해 나가면서 질투는 영감으로 바뀌었고, 영감은 창작의 힘이 됐다. 그는 이런 힘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로 결심하고 이 책을 썼다. 저자처럼 어떤 '벽'에 부딪혀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좌절은 예술가들만 겪는 것이 아니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던 경험이 없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지금 그런 상황이라면 이 책을 펼쳐보라. 책 속 50명의 아티스트들 대부분이 묵묵히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을 계속 하거나, 전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면서 자신 앞에 닥쳐온 벽을 넘어 한발 씩 전진했다고 고백한다. '창작의 벽'에 맞닥뜨린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길을 찾아 그 벽을 넘어보라고 용기를 주는 책이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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