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 그림 그려 다양한 장식 표현 장점
수납장에서부터 흠집난 접시까지 가능
쓰던 물건 새것처럼 색다른 분위기로

▲ 포크아트로 재탄생한 가구.
회사원 이영지(26·가명) 씨는 6년 전 부모님이 대학 입학 선물로 사준 화장대가 깨지고 색이 바랜 탓에 새 화장대를 사기 위해 백화점과 인터넷에서 탐색을 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한 화장대는 마음에 들지 않았고 마음에 드는 화장대는 너무 비쌌다. 그러던 중 지금 가지고 있는 화장대를 저렴한 비용으로 새 화장대로 변신 시킬 수 있는 '라온제나 아뜰리에'를 발견했다.
 
삼방동 골목길 한편에 간판 없는 작은 공방이 하나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라온제나 아뜰리에'로 제상미(35) 씨의 공방이자 작업공간이다. 제 씨는 "개인적인 작업 공간으로 사용하려고 만들었는데 블로그에 올린 작품을 보고는 배우고 싶다는 수강생이 늘어나 작업 공간 겸 공방으로 사용 중이다. 간판을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 달지 못했다"며 쑥스러워 했다.
 
공방 입구에는 여러가지 가구가 진열돼 있다. 수납장, 서랍장, 화장대 등 다양하다. 가구를 둘러보니 모든 가구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제 씨는 "세월의 흔적으로 얼룩진 가구 위에 그림을 그려 새로운 가구로 재탄생 시킨 것"이라며 수납장을 열어 꽃과 참새 등 다양한 그림이 그려진 접시를 보여줬다. 그는 "가구뿐만 아니라 흠집이 난 접시도 그림을 그려 새 접시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구나 접시 위에 그려진 그림을 보니 그림 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미술 전공자이거나 그림에 남다른 소질이 있어야 가능 할 것 같다고 했더니 제 씨는 웃으며 대답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는 '나는 못할 것 같다'고 해요.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다들 잘 따라 합니다. 왜냐하면 그림은 직접 그리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가구 위에 먹지를 놓고 그 위로 도안을 따라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연습을 하다 보면 그림은 누구나 쉽게 그릴 수 있어요. 색을 입히는 과정도 붓을 잡는 법만 잘 터득하면 쉽답니다. 이것이 포크아트의 매력이에요"
 
▲ 포크아트로 재탄생한 접시들.
포크아트는 16세기 유럽에서 가구를 장식하기 위해 가구 위에 그림을 그려 넣으면서 시작됐다. 각 나라마다 고유의 그림이 있는 게 특징이다. 제 씨는 "3년 전 친언니의 제안으로 포크아트를 시작했다. 각 나라의 유명한 그림을 따라 그리면서 포크아트의 매력에 빠졌다"고 말했다. 제 씨는 미술을 한 번도 배우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처음에는 붓 잡는 법을 몰라서 그림이 너무 안 그려졌다. 그림을 그리려고 앉았다가 그대로 짐을 싸서 집으로 간 적도 많았다. 초반에는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워 곧 그만두게 되겠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나고 보니까 아직도 포크아트를 하고 있더라. 포크아트는 선천적으로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보다 열심히 노력해서 붓 잡는 기법을 터득하는 사람이 훨씬 잘한다. 이것이 바로 포크아트를 계속 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며 웃었다.
 
▲ '라온제나 아뜰리에'에서 포크아트를 가르치는 제상미 씨.
포크아트는 붓 다루는 기법과 색감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바뀐다. 제 씨는 "앤티크(고전적이란 뜻)하고 강렬한 느낌은 포크아트라 부른다. 은은하고 화사한 느낌은 쉐비로즈다. 쉐비로즈의 경우 색이 은은해서 신혼부부가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수강생 박영순(43) 씨는 "가구 리폼을 하고 싶은데 마땅한 곳이 없어 고민하던 차에 블로그를 통해 '라온제나 아뜰리에'를 알게 됐다. 지난번에는 액자를 리폼했는데 아이들이 정말 멋지다며 좋아해서 뿌듯했다. 지금은 쟁반을 리폼하고 있는데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기대가 된다. 앞으로도 꾸준히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라온제나 아뜰리에'는 화요일과 금요일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금요일에는 격주로 수업이 진행되며 초급, 중급, 고급, 사범, 연구반으로 나뉜다. 수강료는 초급 7만 원에서부터 시작되며 작품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라온제나 아뜰리에:김해시 삼방동 231-22 / 010-2645-6232

김해뉴스 /정혜민 기자 jhm@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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