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사코러스 단원들이 김해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합창연습을 하고 있다.
인제대 음악학과 재능기부로 출범
내달 18일 부산송년음악회 첫 참가

"각자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합창을 통해 하나가 됩니다. 이게 바로 진정한 합창이 아닐까요."
 
해가 저물 무렵, 김해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는 발걸음들이 끊이지 않는다. 양 손 가득 전공서적을 들고 오는 베트남 여학생, 유모차를 끌고 오는 중국인 주부, 정장 차림에 하이힐을 신고 헐레벌떡 뛰어오는 일본인 직장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모두 여성이라는 점 외에는 직업이나 국적이 다 다르다. 피아노 반주가 시작되자 참가자들은 자세를 바로잡고 노래를 시작한다. 어눌한 한국말로 부르는 각자의 노랫소리가 멋진 화음을 이룬다. 김해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다문화가족 합창단 '천사코러스' 단원들의 합창 연습 장면이다.
 
천사코러스는 지난달 29일 인제대학교 음악학과의 재능기부와 인제대 사회복지학과 졸업생들이 만든 '천사재단'의 지원으로 만들어졌다. 지도를 맡고 있는 인제대 허미경 교수는 "김해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성기 센터장이 다문화가족 여성 합창단을 만들자고 제안해서 창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성기 센터장은 "센터에 등록한 다문화가족이 1천400명 정도다. 인원에 비해서는 다문화가족의 문화 활동이 적은 편이다. 다문화가족들이 천사코러스에서 합창을 하면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다양한 문화 활동에 참여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매주 금요일에 열리는 합창 연습은 스트레칭으로 시작한다. 허 교수는 "합창에서는 바른 자세가 중요하기 때문에 연습 전에 스트레칭과 복식호흡을 한다"고 말했다.
 
인제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는 황준옥(26·베트남·여) 씨는 "이전 교회 성가대에서 합창을 했다. 그때는 숨을 어디서 쉬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힘들었다. 천사코러스에서 처음 복식호흡을 배웠다. 복식호흡을 하면 노래를 부르기가 훨씬 수월하다. 자세도 교정받아 허리를 곧게 펴는 버릇이 들었다. 잘 배워서 멋진 합창을 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중국어 강사로 일하는 쉬징보(36·중국·여) 씨는 딸을 위해 합창단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는 "유치원에 다니는 딸이 초등학교에 진학해서 합창을 배우게 되면 가르쳐주고 싶다. 개인적으로 한국 민요에 관심이 많아 아리랑도 합창으로 배워보고 싶다"며 웃었다.
 
천사코러스는 오는 12월 18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열리는 송년음악회에 찬조출연할 예정이다. 허 교수는 "천사코러스가 송년음악회에서 'You raise me up', '닐리리맘보'를 합창한다. 첫 무대인 만큼 멋진 합창을 선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정혜민 기자 jhm@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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