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관련해서 말들이 많습니다. 국회는 '검찰 개혁'을 공언하고 있습니다.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이하 사개특위)는 대검 중수부 수사기능 폐지 등을 포함한 검찰청법 개정안 초안을 채택해 사개특위 전체회의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여론은 국회 편인 듯합니다.
 
검찰에 대한 여론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얼마 전, 검찰 조사를 받던 경북 경산시청의 50대 중반 공무원이 강압적인 수사 방식과 술냄새를 풍긴 검찰 수사관들을 비난하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했습니다. 유서에는 "(30대)검사가 욕설을 하고 자기가 요구하는 답을 하지 않으면 손찌검을 했다. 뺨을 세 번이나 맞을 땐 혀를 깨물고 죽고 싶은 심정이었고…한 수사관은 술에 취해 생지랄하고 다른 수사관 역시 술 냄새가 진동해 제대로 조사를 받을 수 없었다"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데, 대검 감찰팀은 술냄새를 풍기며 수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소설 '칼의 노래'로 유명한 김훈 작가는 지난 2일 전국 검사장 워크숍에서 "검찰은 공포와 혐오의 대상"이라는 말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검찰 내부에도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들이 있습니다. 조근호 전 부산고검장(현 법무연수원장)은 저와 차를 한 잔 하면서 대략 이런 내용의 말을 했습니다. "검찰은 보수적인 조직입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부에서 개혁을 요구했는데, 그럴 때면 이런저런 이유를 들이대며 혁신 논리를 조직 내에서 녹여버렸습니다… 수사는 자제될 수록 좋습니다…검찰은 우수한 인재들로 구성된 조직인데 '훌륭함'이 빠져 있어서 국민들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요컨대, 저는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에 한 표를 던지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득, 검찰과 김해의 인연 혹은 악연이 떠오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연차 전 김해상공회의소 회장(전 태광실업 회장)은 대검 중수부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대검 중수부의 '창피주기 식 수사' '먼지털기 식 수사'에 대한 논란이 거센 와중에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박 전 회장은 구속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김해 출신인 김영일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2004년)과 송은복 전 김해시장 그리고 김해갑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던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뇌물수수(이상 2009년) 혐의로 각각 구속돼 실형을 살았습니다. 최철국 전 국회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2010년). 현직 중에서는 김맹곤 김해시장이 국회의원 시절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잃었고(2005년), 김정권 국회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2009년). 이 분들 중에는 저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거나, 검찰의 무리한 수사 행태를 비난한 분들이 있습니다만, 어찌되었든 유쾌한 일은 아닐 터입니다.
 
검찰의 개혁 문제와는 별도로 저는 김해를 근거로 활동 중인 공인들이 검찰과 인연 혹은 악연을 맺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4·27 김해을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깨끗하게 치러지길 바라기 때문이기도 하고, 현재 김해의 몇몇 공인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고 해서 그러는 것이기도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무법천지'라는 말을 듣는 김해, 환골탈태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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