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경찰서 각 부서 돌며
사건·사고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아
취재수첩을 빼곡히 채운 각종 정보들
빡빡한 취재일정에도 "더 했어야…"
퇴근시간도 잊고 기사작성 삼매경


언론사 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역신문인 <김해뉴스> 기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취재한다는 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지난달 21일 오전 7시 40분 인제대역에서 <김해뉴스>의 김명규, 조나리 기자를 만났다. 함께 김해서부경찰서로 향했다. 대학생기자가 경찰서에 출입할 기회는 흔치 않다. 기자들이 경찰서에서 어떻게 취재하는지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다.

▲ 김명규(왼쪽), 조나리(오른쪽) 기자가 김해서부경찰서 기자실에서 취재 내용과 방향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김해서부경찰서 4층에 있는 기자실에 가방을 놓고 조 기자를 따라 경찰서 각 부서를 돌았다. 형사과, 정보과, 교통과 등 조 기자는 이곳저곳을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경찰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겪는 일이어서 그가 경찰들과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경찰들이 알려주는 내용이 어떤 상황인지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형사과에서는 조 기자가 경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오토바이 사고와 폭력 사건 등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형사과에서는 한 남자가 조사를 받고 있었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조 기자는 옆에서 취재를 하고 있었다. 혹시 그 남자가 들으면 어쩌나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조 기자는 표정 하나 변함없이 취재에만 열중했다. 그는 사건에 대해 경찰관이 귀찮아할 정도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질문을 던졌다. 어디서 사고가 났는지, 부상은 어느 정도인지, 헬멧은 썼는지 등등…. 대학생기자로서는 도저히 생각해낼 수 없는 질문들이었다.

그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던 사이 오전 9시가 다 됐다. 조 기자는 서둘러 4층 기자실로 돌아갔다. 김 기자는 간밤에 보도된 다른 신문사의 기사들과 자신에게 전달된 메일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조 기자가 선배인 김 기자에게 아침의 취재 결과를 꼼꼼하게 설명했다. 김 기자는 후배가 말하는 내용을 수첩에 빼곡히 기록하면서 "이 부분은 뭐라고 하더냐, 이건 더 물어봤어?"라며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이어 조 기자는 편집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사고를 보고했다.

이후 조 기자는 다시 정보과로 내려갔다. 그러는 사이 김 기자는 김해중부경찰서에 있는 후배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물어보고 이를 정리해 수첩에 적고 있었다.

조 기자가 오전에 경찰서를 도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있었다. 인제대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면서 취재를 할 때에는 상대방이 주는 종이를 들고 오는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김해뉴스> 기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조 기자는 형사과 등에서 주는 자료를 직접 적으면서 부족한 정보를 확인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진짜 기자는 자세부터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이 한 장 달랑 들고 와서 취재를 다했다고 하는 것은 기자로서 맞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

▲ 김해기적의도서관에서 한 아버지를 만나 인터뷰를 하는 김명규 기자.
오전 9시 40분, 개관 3주년을 맞은 김해기적의도서관을 취재하러 가는 김 기자를 따라나섰다. 도서관에서 육아에 대한 공부를 하는 한 아버지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서부터 질문을 던지는 방식과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인사말까지 정말 자연스러웠다. 취재를 하는 게 아니라 친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다.

김 기자는 질문지를 따로 준비하고 있지 않았다. 인제대신문사 기자들은 인터뷰가 있을 때마다 항상 질문지를 준비한다. 인터뷰를 지켜보니  궁금증이 풀렸다. 미리 마련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면서 궁금한 점을 세세하게 물어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인터뷰 대상자는 미리 준비한 질문을 던졌을 때보다 훨씬 편안할 것 같았다.

점심을 먹은 뒤 화포천생태습지공원에서 열린다는 한일 황새 포럼을 취재하러 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화포천생태습지공원에서 진행하는 줄 알았던 포럼 행사장소가 창원으로 바뀌었다는 것이었다. 김 기자는 급히 차를 돌려 창원으로 향했다. 포럼에 늦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지 입을 다문 채 차를 모는 데만 집중했다.

포럼에서는 일본인 황새전문가가 황새 복원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하고 있었다. 김 기자는 자리를 전혀 뜨지 않고 두 시간가량 발언자의 이야기를 듣고 또 기록했다. 사실 발표 내용이 어려워 지겨운 감이 없지 않았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고 기록하는 그의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포럼이 늦게까지 이어지는 도중에 김 기자는 회사로 전화를 걸었다. 주말에도 취재를 해야겠다는 말을 했다. "취재를 하나 더 했어야 하는데…." 오후 5시 무렵 <김해뉴스> 사무실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했던 그의 말에는 아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 가야 할 곳은 많고 들을 내용도 많은데 시간이 모자란다는 이야기였다.
▲ <김해뉴스> 기자들이 김병찬(가운데) 편집부장으로부터 편집 교육을 받고 있다.
회사로 돌아온 사회부 기자들은 김병찬 편집부장으로부터 편집교육을 받았다. 기사만 쓰는 게 아니라 편집에 대해서도 매주 한 차례 교육을 받고 있다고 했다. 오후 6시가 돼서야 기자들은 비로소 자신의 자리에 앉아 그날 취재한 내용을 기사로 쓰기 시작했다. 날은 이미 어두워졌지만 <김해뉴스> 기자들은 퇴근을 잊고 일을 이어갔다.

<김해뉴스> 기자들과 동행취재를 하지 않았더라면 기자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하루를 사는지를 몰랐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일반인들은 '그런가 보다' 하며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문제를 <김해뉴스> 기자들은 허투루 보지 않았다. 기자가 어떤 자세와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사실 '정론직필(正論直筆)'을 내세운 <김해뉴스>의 지난 4년은 편안한 세월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번 동행취재를 통해 누구보다 김해 시민들 가까이에서 그들의 목소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았다. <김해뉴스> 기자들은 언제나 시민들과 함께 달리고 있었다. 기회가 온다면 <김해뉴스> 기자들과 다시 현장을 뛰어다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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