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중앙여고의 '중앙문예'는 매년 주제를 달리 정해 문예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열린 중앙문예의 '글과 사진' 전시회.
1996년 학교 개교와 동시에 만들어져
다양한 작가들 초청특강에 문학기행
매달 10여 편에 이르는 작품활동 지속
생각의 폭 넓어지고 창작능력 길러져

최근 김해 등 경남 각지에서 열렸던 각종 독후감, 글쓰기 대회 입상자 명단에서 김해중앙여자고등학교(교장 민병훈) 학생들의 이름이 빠지는 일은 절대 없다. 지난달 27일 '2014 김해의 책 독후감 및 독후활동사례 공모전'에서는 1학년 최진아 학생이 최우수상을, 박세진 학생이 우수상을 받았다. 지난 10월 열린 '제17회 한뫼 이윤재선생 추모 전국 한글백일장'에서는 2학년 윤지원 학생이 산문 부문, 2학년 조영지 학생이 운문 부문에서 각각 장원을 차지했다. 김해중앙여고 학생들은 이뿐만 아니라 제13회 경남청소년문학대상, 가야문화축제, 전국세금문예공모전 등 각종 문학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렇다면 김해중앙여고 학생들은 왜 이렇게 각종 문학대회에서 늘 상을 독차지하다시피하는 것일까. 거기에는 '중앙문예'라는 김해중앙여고 문예동아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중앙문예는 1996년 학교 개교와 동시에 탄생했다. 2001년부터 중앙문예를 맡아 꾸려가고 있는 김진대 국어교사는 "중앙문예의 활동은 한마디로 탄탄하다"고 표현했다. 중앙문예는 매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회원을 모집한다. 면접을 통해 합격해야 동아리 회원이 될 수 있다. 면접 통과 조건은 글쓰기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다. 두 가지가 없다면 매주 진행되는 모임과 매월 10여 편에 이르는 작품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1년 동안 중앙문예 활동은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이뤄진다. 올해의 주제는 '글과 사진-부제:나에게 여고시절이란'이다. 학생들은 사진전을 찾아가 작품을 감상하고, 사진 강좌를 수강해 사진을 찍는 법을 배웠다. 주제에 맞춰 사진을 찍고, 이를 글로 적어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김 교사는 "문예활동은 글만 배우는 게 아니다. 다양한 활동을 직접 경험해보고 생각해야 좋은 글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주제는 '연극, 영상'이었다. 학생들은 밀양연극촌에서 연극을 보고 직접 배웠다. 학생들은 이런 새로운 경험을 글로 녹여냈다.
 
매주 월요일 저녁에 열리는 정기모임에서는 김해문인협회 송인필 시인의 창작교실, 독서토론, 창작합평회 등이 진행된다. 송 시인에게 글 쓰는 법을 배우고, 회원들이 쓴 글을 다른 동아리 회원들과 돌려보며 평가하는 시간을 가진다.
 
중앙문예는 글을 쓰고 책을 읽는 데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졸업한 선배들과 함께 해마다 한 차례 1박2일의 문학기행을 떠난다. 학생들은 강원도 춘천 김유정 문학관, 평창군 이효석 문학관 등으로 떠난 문학기행을 통해 책으로만 만났던 작가의 삶을 직접 마주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학교에서 '글과 사진'이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열었다. 지난 3~10월 '글과 사진'이라는 주제로 사진을 찍고 글을 쓴 그들의 활동을 알리는 행사였다.
 
여기에 <뿌리에게>, <야생사과> 등의 시집을 낸 나희덕(조선대학교 교수) 시인,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등의 시집을 출판한 정호승 시인, 국악피아니스트 임동창 씨,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펴낸 김난도 서울대 교수 등의 특강도 이어졌다.
 
이러한 활동 덕분에 학생들의 글쓰기 실력은 끊임없이 향상됐다. 이렇게 해서 나온 학생들의 작품은 다양한 공모전과 백일장에 출품된다. 김 교사는 "글쓰기 훈련을 계속 반복한 덕분에 학생들은 백일장에 나가면 주어진 시간 안에 쉽게 글을 쓴다. 이러한 실력은 대학 입시 논술시험이나 서술형시험에서 더 빛을 발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문예활동은 사고 확장 등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입시를 치러야 하는 학생들은 성적이 떨어질까 두려워 공부만 하려한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문예활동은 창작 능력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활동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문예활동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인필 시인은 "이런 문예활동을 하는 고등학교는 김해에서 김해중앙여고가 유일한 것 같다. 학생들을 만날 때마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풍성해진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학생들이 문학작품에 나오는 다양한 삶을 이해하게 됨으로써 이타적인 성향으로 많이 변한다. 글 쓰는 기술보다 사유의 폭이 넓어져 또래보다 훨씬 큰 정신세계를 가진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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