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타리메밀이라고도 불리는 쓴메밀은 혈당수치를 낮추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루틴 성분이 일반 메밀에 비해 74배나 많아 당뇨병 환자들이 물처럼 마시면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황산화 효과와 췌장 기능 회복 '루틴'
일반 메밀에 비해 무려 74배나 많아
고혈압·신장기능 개선에도 큰 효과
껍질 독성 구증구포로 제거해야 안전
차가운 성질 탓 배앓이 땐 복용 중단

당뇨병 환자 수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수는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332만 명에 달해 성인 10명 중 1명이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단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고 치료도 까다로우며 합병증의 위험성이 심각한 질병이므로 평소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쓴메밀의 효능이 한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 인슐린과 당뇨병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루어지지 않아 혈중 포도당의 농도가 높아져 혈당이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유형별로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제1형과 후천적 요인에 의한 제2형으로 나뉜다.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세포 자체에 문제가 있어 생긴다. 전체 당뇨병 환자의 10% 미만이고 처음부터 인슐린으로 치료해야 한다.
 
제2형 당뇨병은 비만, 식습관, 스트레스, 운동 부족, 감염 등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 전체 환자의 90%이상을 차지한다. 동맥경화증,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안과질환 등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고 심하면 생명까지 위협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 쓴메밀의 효능

▲ 쓴메밀.
메밀에 관한 효능에 대해 <동의보감>에서는 '성질이 차고 맛은 달아서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준다'고 적고 있다. <본초강목>에서도 '위를 실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며 정신은 맑게 하고, 오장의 찌꺼기를 없애준다'고 설명하고 있다.
 
쓴메밀이 당뇨병과 관련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루틴'이라는 성분 때문이다. 루틴은 혈관을 튼튼하게 하고 황산화 효능이 있어서 세포의 손상이나 노화를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이런 루틴의 함량이 곡물 가운데 가장 많으며, 일반 메밀에 비해 쓴메밀이 무려 74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루틴을 비롯해 케르세틴이라는 성분이 많아 혈액 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고혈압도 낮추는 효능이 있다.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모세혈관과 동맥벽의 탄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탁월한 이뇨작용은 신장기능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
 
그밖에도 체중조절과 숙취해소,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활천경희한의원 이현효 원장은 "메밀은 물에 녹기 쉬우며 라이신 시스틴, 트립토판 등 필수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다"며 "특히 성질이 찬 쓴메밀의 경우 췌장의 열을 내려 원활한 인슐린 분비를 도우므로 혈당수치를 떨어뜨리고 당뇨병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 주목받는 실험 결과들
혈압과 혈당, 혈중지질 수준에 미치는 쓴메밀의 영향에 관해 최근 발표된 한 실험논문의 결론은 '혈압상승 억제, 혈당과 혈중 지질대사 개선, 항고혈압 기능성 식품으로서 이용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고혈압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 디자인은 먹이에 쓴메밀을 50% 혼합해 6주간 먹여 혈압과 혈당 등의 변화를 지켜보았는데, 쓴메밀 사료를 먹은 실험군에서 혈당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에서 진행한 비슷한 실험에서도 쓴메밀 싹 추출물을 2주간 먹은 비만 쥐의 혈당이 대조군에 비해 76%가량 낮아졌다. 뿐만 아니라 인슐린 분비에 장애가 있어서 생기는 제1형 당뇨병의 경우에도 쓴메밀 싹 추출물을 먹인 실험군이 대조군에 비해 20%가량 혈당이 낮아진 것으로 보고됐다.
 
이 원장은 "쓴메밀이 당뇨병에 효능이 있음은 실험 결과가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루틴이라는 성분이 당뇨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음을 유의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 먹는 법과 유의할 점
원산지가 타타르족이 살던 타타르 지방이어서 타타리메밀이라고도 불리는 쓴메밀은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하고, 지방의 80% 이상이 불포화지방산이다. 또한 8가지 필수아미노산을 비롯해 19가지의 아미노산과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일반 메밀과 비교해 보면 크기도 작고 검은 빛을 띠기 때문에 검메밀이라고도 불리지만 통상적으로는 맛이 쓰기 때문에 쓴메밀이라고 불린다. 살리실아민과 벤질아민이라는 독성물질이 있는 껍질을 벗기고 먹거나 구증구포(九蒸九曝·아홉 번을 찌고 말리는 것) 방법으로 중화시켜야 한다.
 
쓴메밀차를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3ℓ 분량 정도의 큰 주전자에 어른 숟가락으로 3번 정도의 쓴메밀을 넣은 뒤 물이 끓으면 5분 정도 지난 후 불을 끄고 식혀 냉장고에 보관해 마시면 된다. 일반적으로 쓴메밀의 효능을 기대하려면 최소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마셔야 하며, 배가 아프거나 알러지 증상이 나타날 경우 쓴메밀차 양을 줄이거나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이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쓴메밀을 고교맥(苦蕎麥)이라고 하며, 성질이 차고 맛이 쓰고 달며 독이 없고 장과 위를 실하게 하고 기력을 돕는 약재로 보고 있다"며 "사상체질과 관련해 살펴보면 쓴메밀의 차고 쓴맛은 열을 내려주는 기운이 강하므로 태양인의 체질에 적합한 음식이다. 따라서 속이 냉한 태음인이나 소음인이 너무 많이 자주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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