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학교인 '행복학교'로 선정된 김해봉황초등학교 김재평(왼쪽에서 세번째) 교장과 봉명중학교 김진두(오른쪽에서 네번째) 교장이 지난 4일 '행복학교' 현판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주입식 수업방식 탈피 소통·통합 중점
체험·놀이활동·토론·문제해결식 진행
교사 행정업무도 줄여 교육 전념토록

"딩동댕."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떠들썩하던 학생들은 각자의 자리를 찾아 앉는다. 교사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학생들은 교과서를 펼친다. 바로 수업 시작이다. 교사가 칠판에 주요 내용을 적으면 학생들은 공책에 옮겨 쓰기 바쁘다. "사각사각." 적막한 교실에는 분필 소리만 가득하다. 수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자 학생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다. 교사는 깨어 있는 일부 학생들을 희망 삼아 계속 수업을 진행한다.
 
교사, 학생 모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주입식 수업 방식이 판을 치는 오늘날 교육 현장의 모습이다. 그러나 앞으로 경남형 혁신학교인 '행복학교'에서는 달라진다. 이런 모습들은 볼 수 없게 되리라는 기대감이 높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 4일 경남지역 초등학교 7곳, 중학교 4곳 등 모두 11곳의 행복학교를 선정하고 인증패를 전달했다. 초등학교는 김해 봉황초, 고성 동광초, 사천 서포초, 진주 수곡초, 창원 용지초, 양산 평산초·화제초이다. 중학교는 김해 봉명중, 통영 충무여중, 거제 하청중, 남해 해성중이다.
 
행복학교에서는 수업 방식과 학교 분위기가 바뀐다. 교사의 일방적인 주입식 수업 대신 교사와 학생이 끊임없이 교류하고 소통하는 수업이 진행된다. 학생 평가도 지필 시험 대신 토론, 문제 해결 능력, 서술, 논술 평가로 바뀐다.
 

▲ 김해봉황초등학교 학생들이 지점토로 화산을 만들어 용암분출 실험을 하고 있다.
김해봉황초(교장 김재평)는 '민주적인 학교 문화 조성', '미래를 준비하는 배움 중심의 교육 과정' 등을 내년 실천 과제로 삼아 학교 문화 변화를 시도할 생각이다.
 
봉황초는 먼저 학생과 교사가 중심이 돼 의사 결정을 주도해 나가는 학교로 변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교사의 행정 업무부터 감소시켰다. 교감을 중심으로 교무 기획, 교육 연구, 교육 복지, 생활 자치, 과학 정보로 팀을 나눠 행정 업무를 분담한다. 학년별로 나눠 예산을 편성하고 의사를 결정한다. 전 교직원 협의로 업무부장을 선출하고, 지원과 추천으로 보직을 임명하도록 할 예정이다.
 
교과 과정도 크게 바뀐다. '40분 수업 10분 휴식'이라는 기존 수업 방식 대신 '80분 수업 30분 휴식'의 '블록제 수업'을 도입한다. 30분 휴식 시간에는 놀이 활동시간을 진행한다. 학년마다 주제를 정해 블록제에 맞는 통합교육 과정, 문화예술 동아리 등 학년별로 창의적 체험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봉황초 문규현 교사는 "이미 올해부터 학교 교과 과정에 블록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었다. '교사를 학생에게 돌려주자'라는 목표를 두고 교사의 행정 업무를 줄이고 학생들이 스스로 배움에 참여하도록 학교를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해봉명중(교장 김진두)은 '소통하고 참여하는 학교 문화 만들기', '배움과 나눔을 통한 상호 성장' 등을 내년 실천 계획으로 정하고 행복한 교육 공동체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먼저 학교장의 결정에 좌지우지됐던 학교 운영 방식이 교사 중심으로 바뀐다. 학교 운영안을 전달하는 데 그쳤던 교무회의가 아닌 교직원회의를 통해 학교의 주요 활동이 결정된다. 또 학년 단위의 교육 과정 운영을 통해 체험 활동, 학년 수업 연구회, 학교 생활 교육이 이뤄질 전망이다.
 
봉명중에는 지난해부터 '배움의 공동체' 수업(김해뉴스 4월 8일자 15면 보도)을 자발적으로 진행해왔다. 한 달에 한 번 수업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문화가 조성돼왔던 것이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은 교사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모둠 활동 등을 통해 서로 협력해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방식이다. 봉명중은 앞으로는 배움의 공동체 수업 방식을 전 학년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봉명중 황금주 교사는 "지금까지는 자기 주장이 강한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급이 운영됐다. 앞으로는 작은 소리를 내는 학생들도 의견을 이야기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학생들의 합의를 통해 학급 생활규약부터 정해나갈 것"이라며 "배움의 공동체 수업을 진행해보니 배움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 학생들의 표현력 상승, 협동력 강화에 효과적이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는 학교로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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