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식당
(박찬일 지음, 노중훈 사진/중앙 M&B/344쪽/1만 4천800원)

당신은 세월이 한참 지나서도 자녀들과 함께 갈 수 있는 단골식당이 있는가. 그렇다면 삶의 작은 행복 하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식당이 생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 메뉴가 바뀌고, 그런가 하면 주인이나 아예 업종이 바뀌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도심에 거리마다 골목마다 식당은 널려 있지만 '단골 삼고 싶어도 오래 하는 식당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에세이 작가이자 요리사인 박찬일 씨가 오래된 식당을 찾아 나섰다. 전국 18곳의 식당을 찾아가 음식 맛을 보고 주인장의 이야기를 듣고 쓴 탐방기이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을 겪은 우리나라에서는 100년 된 식당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 책에는 50년을 넘나드는 식당과 대표음식들이 소개돼 있다. 대구 나무 상인들의 주린 배를 든든하게 채워줬던 '옛집식당'의 육개장, 외식문화가 낯설엇던 시절 실향민보다 서울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우래옥'의 평양냉면, 부산 삼화고무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할매국밥'의 토렴이 예술인 돼지국밥, 근대화의 격동기를 마주하게 하는 부산 서면의 술집 '마라톤'의 특별한 메뉴 등이다. 물질만능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이라는 감정을 조금이나마 느끼게 해주는 오래된 식당 '노포'들이다. 


▶다음 왕따는 누구?
(강민경 글, 임광희 그림/스콜라/80쪽/8천500원)

왕따는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지만 아이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더욱 심각한 건 초등학교 저학년, 심지어 유치원 아이들 사이에서도 왕따 현상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재미있어서 왕따를 놀이처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왕따를 당한 아이가 얼마나 큰 상처를 받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저자는 아이들 스스로 왕따가 나쁜 것임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해 이 동화책을 썼다. 책을 읽는 아이들이 왕따를 시키기도 하고 당하기도 하는 아이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다. 또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여 준다. 왕따를 놀이로 생각하는 반 친구들이 시골에서 전학 온 동휘를 왕따 놀이의 술래로 정했다. 규리는 그 모습을 보고 왕따 놀이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이런 규리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나공주 일행은 규리를 새로운 왕따 놀이의 술래로 만든다. 규리는 자신이 술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동휘를 계속 왕따로 만들어야 하지만 자신이 편해지기 위해 친구를 왕따로 만들기는 싫다. 고민에 빠진 규리는 어떻게 난관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규리는 용기를 내어 친구들에게 말한다. "놀이라면 누구나 행복해져야 해! 그래서 왕따는 놀이가 될 수 없어!"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