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시인 전명숙 등 12인 작품 수록
시인별 최근 창작 주제·흐름 한눈에

김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순수 문학단체 포엠하우스(회장 이병관)가 12번째 동인시집 <여행>(컴디자인·사진)을 출간했다.

포엠하우스의 동인시집은 김해에서 유일하게 나오는 동인시집이다. 올해는 이병관, 김남호, 박상길, 유행두, 이복희, 김미희, 강순옥, 우영옥, 김보라, 양민주, 정보암 동인의 작품으로 엮었다. 전명숙 시인은 초대시인으로 참가했다.

이번 시집의 표지는 서예가 범지 박정식 씨의 수묵화 작품으로 꾸며졌다. 시집 제목인 <여행>의 의미를 담아 넓은 바닷길을 따라 어느 섬으로 떠나는 배를 그린 그림이다.

포엠하우스는 2001년 창립한 뒤 이듬해부터 매년 동인시집을 펴내고 있다. 그동안 <시가 있는 가을 그리고 강> <하늘포구> <팽나무 혼자 소리하다> <그 숲 속에 꿈이 있었네> <꼬마새 붉은머리오목눈이> <세상 속에 갇히다> <그러게 말씀입니다> <불치병> <몌별> <하루가 지나면 더 가까워지는> <웃음소리> 등을 출간했다.

포엠하우스는 공통주제를 정하지 않고 최근의 시를 매년 시집에 수록해왔다. 따라서 시집을 읽으면 현재 동인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천착하는 주제 및 참가 시인들의 최근 시창작 흐름을 알 수 있다. 이병관 시인은 <여행>에서 김해가 도시로 변모하는 과정과 그런 변화 속에서도 남아 있는 삶의 모습을 노래했다. 그는 '사는 동안'에서 '날마다 돌담장 골목길 오가며/ 오순도순 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앞산 뒷산만 제자리에 있을 뿐/ 옛 모습 흔적없이 사라져 버리고/ 사방팔방 큰 길 나 북적이는 도시가 되었다'고 읊었다. 다른 시 '매일 서는 장'에서는 '파는 사람 사는 사람 바글거리는 새벽장이나/ 닷새 걸려 열리는 오일장도 있지만/ 집 가까이 오후 느긋하게 열리는 골목장'이라고 장의 정겨움을 노래했다. 고향에 살면서 지역의 삶에 늘 관심을 두고 있는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시들이다.

포엠하우스는 동인 활동을 널리 알리고 시의 폭을 넓히기 위해 동인시집에 초대시인의 작품을 수록해왔다. 초대시인은 부산·경남에서 활동하는 시인을 주로 선정했다. 올해 동인시집의 첫머리를 연 전 시인은 1999년 <시와 사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염소좌 아래 잠들다>, <전갈>을 출판했다. <여행>에는 '그는 왜 믿지 않는 것일까' 등 7편의 시를 수록했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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