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교육 정책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한다. 교육은 미래의 사회와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를 기르는 정책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김해의 교육정책은 '6개월대계'에 불과한 것 같다.

경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은 지난달 26일 김해교육지원청과 거창교육지원청 교육장 공모 1차 공고를 냈다. 김해시교육지원청의 교육장을 새로 뽑게 된 것은 다음달 28일 성기홍 교육장이 정년퇴임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성 교육장은 지난해 6·4지방선거에서 박종훈 교육감이 당선되자, 지난해 9월 1일 제26대 김해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김해관동중학교 교장과 경남과학교육원 부장을 지냈으며, 2011년 9월~2013년 3월에는 제24대 김해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성 교육장은 지난해 9월 1일자 <김해뉴스>에 실린 인터뷰에서 "김해지역의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학부모, 학생 들이 김해지역의 학교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전에 교육장으로 재임할 때 진행했던 '내 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성 교육장이 내달 정년퇴임을 하게 되면 그의 약속은 결과적으로 6개월짜리가 돼버린다.

새 교육장을 공모로 뽑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면, 교육장 임용 권한을 가진 교육감이 애초에 정년 6개월을 남긴 성 교육장을 김해의 교육장으로 배치한 이유에 대해 의문이 든다. 김해 인구는 53만 명으로 경남에서 창원시 다음으로 많다. 김해에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등 198개의 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게다가 김해에는 교육 문제가 산적해 있다. 고교 평준화지역이 된 이후 매년 1천여 명의 중학교 졸업생들이 다른 지역 고등학교로 진학한다. 또 장유지역은 학교 부족 문제에 시달려 최근에는 수남초등학교 증축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들은 6개월만에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성 교육장은 이전 김해교육지원청 교육장이었고 교육국장을 했기 때문에 김해 교육을 잘 안다. 이 때문에 정년이 얼마 안 남았지만 김해교육청 교육장으로 배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말을 수긍할 김해지역 학교, 학부모, 학생들은 얼마나 될까. 여러 학교 관계자들은 "박 교육감이 김해의 교육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면 정년 6개월이 남은 교육장을 배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한다.

교육지원청의 교육장이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은지도 모른다. 경남도교육청의 지시 사항이 현장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지 관리·감독 하는 자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인구 53만 명에 이르는 큰 도시의 교육 문제를 다룬 이번 경남도교육청의 인사는 그다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어떤 인물이 교육장 공모에서 뽑혀 김해교육의 수장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경남도교육청이 김해 교육 문제를 소홀히 처리하거나 김해의 학교, 학부모, 학생들을 홀대한다는 이야기를 더이상 듣지 않으려면 새 교육장이라도 제대로 뽑아야 할 것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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