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무엇인가요?" "자신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요?"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간다. 질문을 받은 학생은 마이크를 통해 수줍게 자신을 소개한다. 마이크를 쥐고 리포터처럼 질문을 하는 이도 학생이다. 두 사람은 부끄러워하면서도 또박또박 질문을 하거나 대답을 한다. 7가지의 질문과 답변이 모두 끝이 나자 대답을 하던 학생이 거꾸로 질문자가 된다. 지난 17일 김해문화의전당에서 열린 '키즈 스피치 3기 프레젠테이션 과정' 첫 수업 장면이다.
 

▲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 '키즈 스피치 3기 프레젠테이션 과정' 수업 장면.
김해문화의전당 영상미디어센터 운영
기초·실전 등 단계별로 강좌 진행돼

이 강좌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총 10주간 진행된다. 어린이들이 수업을 통해 스피치 실력을 향상시켜 의견을 자신있게 말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수업은 송정은 강사와 정나미 강사가 진행한다. 이날은 CJ 경남방송의 아나운서인 정 강사가 스피치에 대한 설명과 자기소개, 발성, 호흡, 발음에 대해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정 강사의 밝은 목소리로 시작됐다. 그는 "말을 잘하는 어린이가 인재로 성장할 가능성이 더 높다. 스피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자신감에서 나오는 긍정적인 생각이 이야기를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 더불어 남의 이야기도 경청할 수 있도록 만든다"며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어린이들은 다 같이 입을 모아 유인물에 있는 '나를 소개해보아요'를 읽었다. 어린이들은 처음에는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모든 어린이들이 돌아가며 "저는 OO초등학교 O학년 OOO입니다"라는 간단한 소개를 했다. 자신감 있게 발표하는 어린이도 있었지만, 부끄러워 하는 어린이들도 보였다. 한 어린이가 강사의 얼굴을 보고 말하자, 정 강사는 "다른 친구들을 보고 말하라"고 일러줬다. 작은 목소리로 말하면 목소리를 따라 하며 크게 이야기하도록 용기를 북돋아 줬다. 어린이들은 짧은 소개에도 "부끄럽다, 떨린다, 어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린이들이 교실 앞으로 나가 발표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다른 어린이들이 질문하면 유인물을 들고 나간 어린이가 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질문은 자신의 장점, 단점,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수업을 통해 배우고 싶은 것, 올해의 소망이었다. 앞 순서보다 길어진 발표에 어린이들은 "처음엔 부끄러웠지만 조금 지나니까 나아진다"고 말했다. 정 강사는 "어린이들이 처음에는 발표를 할 때 떨리지만, 나중에는 점점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10이었던 두려움이 1씩 줄어들어 나중에는 0이 된다"며 발표 불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정 강사는 스피치에서 중요한 복식 호흡과 발성, 호흡 등에 대해 설명을 했다. 어린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큰 소리로 말을 하기도 했다. 강사는 어린이들을 한명 한명 직접 가르치며 잘 따라오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도왔다. 일부러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짓거나 농담을 하면서 재미있게 수업을 따라올 수 있도록 유도했다. 어린이들은 잘하지는 못해도 열정적으로 즐겁게 수업에 참여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스피치 강좌는 2013년 후반 단기강좌로 처음 열렸다. 영상미디어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이전에는 미디어 수업이 편집·기사작성 등만 다뤄 아나운서 과정도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첫 강좌가 끝난 뒤 좋은 반응이 많아 지난해 이후에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강좌는 기초반, 실전토론반, 프리젠테이션반으로 구성돼 있다. 어린이들이 단계적으로 실력을 쌓아갈 수 있게 돼 있다.
 
3기 강좌에 참가한 어린이 13명 중 5명은 계속 강좌를 들었던 어린이들이다. 박영지(삼계초) 학생은 "기초반 때부터 수업을 들었다. 강좌를 듣고 난 뒤 예전보다 목소리가 커지고 발표를 할 때 자신감이 생겼다.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즐거워서 계속 수업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강좌를 처음 듣는 학생들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 전지원(삼계초) 학생은 "평소 토론 수업을 좋아한다. 방식이 비슷한 것 같아서 좋다. 강의가 재미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의사소통이 잘 이뤄져야 답답하지 않게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자신 있게 말하는 방법을 배워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수강생의 학부모인 김진주(41) 씨는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에서도 발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에게 키즈 스피치 수업에 참여토록 했다"고 말했다. 문의/055-320-1273.

김해뉴스/ 김나혜·하지원·최은정(인제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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