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진 김해 한사랑병원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
해마다 그러했듯 올해도 다이어트나 금주, 금연과 같은 거창한 계획을 새해 벽두에 세웠을 것이다. 벌써 2015년도 한 달이 훌쩍 지났다. 그 계획들은 어찌 되고 있는가?
 
다이어트는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이지만 금연은 동기가 생겼을 때 확실히 실천해야 한다. 자녀를 위해서든 새해마다 습관적으로 다짐해왔던 것이든 지금은 확실한 동기를 부여받았다. 바로 담뱃값 인상이다. 담배 인심 좋기로 유명한 한국인들이지만, 이젠 한 개비 달라고 말하는 것조차 실례가 될 정도이다. 그러니 바로 지금이 내 주머니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동기 부여가 확실한 때이다.
 
그렇다면 담뱃값이 왜 4천 원이나 5천 원이 아닌 4천500원으로 어중간하게 책정됐을까를 먼저 살펴보자. 담배는 일정한 가격변화에 대해 수요량과 공급량의 변화가 작기 때문에 가격비탄력적인 재화이다. 즉, 가격이 일정 정도 올라도 흡연자들의 수와 담배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흡연 욕구가 아무리 강해도 감당하기 힘든 가격대가 형성되면 어쩔 수 없이 수요를 포기하게 된다. 그 경계선이 4천500원이다. 정부의 입장에서 보자면 세수가 극대화되는 가격이기도 하다.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값을 올렸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지만, 이를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예전처럼 뻥튀기된 가격에 적응할 가능성이 높다. 우울해지지 않는가. 이런 감정은 변화를 이끌기에 충분한 정서적 요건이 된다.
 
담배는 국가가 관리해서 세금을 받으며 합법적으로 파는 마약이라는 점도 금연의 충분한 이유가 된다. 의료계에서는 이미 담배를 마약으로 분류한 지 오래다. 전자담배 또한 위해성 논란이 뜨겁다. 금연보조제로 알려져 있지만, 일부 상품에서 발암물질이 담배보다 더욱 많이 검출되기도 했다. 전자담배 니코틴의 위해성 측면에서 보자면 아기의 손에 니코틴이 닿아 급성 중독 사고가 일어난 충격적인 보고도 있다. 때문에 어린 자녀를 위해 전자담배를 피는 것이라면 항상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도록 보관에 신경써야 한다.
 
청소년 중에 전자담배를 피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는 중독물질로 들어가는 관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전자담배는 담배보다 덜 위험하다는 안이한 생각에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치료 효과에 대해서도 전자담배 회사가 연구비를 낸 연구와 그렇지 않은 연구는 차이를 보인다.
 
의사의 금연 권고, 금연상담가와의 상담, 니코틴패치, 스스로 다짐하는 방법보다 금연 성공률이 가장 높은 치료법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최근 출시된 '챔픽스'라는 약물 치료가 가장 효과적이다. 여러 통계에서 효과를 확실히 검증받은 약물이다. 다만, 전문의약품이라 처방률도 낮았고 가격 면에서도 담배보다 비싸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1월 1일부터 담뱃값이 크게 인상되면서 챔픽스도 가격 경쟁력이 생겼다. 이미 수차례 금연 실패를 경험하고 포기한 분이라면 새로운 약물의 힘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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