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전 6시 30분 김해제일고등학교(교장 백종철) 도슨트 학생 37명과 백 교장, 교사 3명을 태운 관광버스가 외동 축협에서 서울로 출발했다. 성북구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과 종로구 인사동 거리,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을 둘러보는 게 목적이었다.
 
도슨트는 박물관, 미술관 등에서 일정한 교육을 받은 뒤 일반 관람객들을 상대로 전시물과 작가 등을 두루 안내하는 일을 맡는 해설사를 지칭하는 말이다. 김해제일고에는 학교 전시장인 '가온 갤러리'가 있다.
 
이날 서울에 간 학생들은 평소 가온 갤러리에서 도슨트 역할을 맡고 있다. 백 교장과 학생·교사 40명이 서울에 간 것은 학생들에게 도슨트라는 직업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현장에서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오전 11시를 넘겨 먼저 한국가구박물관에 도착했다. 이곳은 10여 채의 한옥으로 이뤄져 있으며, 박물관장이 오랫동안 수집한 전통 목가구가 전시돼 있는 개인 박물관이다. 2010년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에 참가했던 각 나라 대통령과 총리의 배우자들이 이곳에서 오찬 행사를 열었다고 한다. 그 이후에도 다수의 해외 국빈들에게 소개되기도 했다. 박물관 관람은 사전예약을 통한 가이드투어로만 진행된다. 

▲ 김해제일고 학생들이 지난달 27일 서울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도슨트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달 27일 교장·교사·학생 40명 참여
평소 학교 가온 갤러리서 도슨트 역할
한국가구박물관·인사동·예술의전당 순방 

전통 목가구와 전통 한옥에 대해 설명을 들은 김해제일고 학생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박물관 곳곳에 가구가 놓여 있었지만 함부로 손을 대는 학생은 없었다. 다들 도슨트의 설명을 경청하면서 전통 목가구를 눈으로 새겼고, 차분하고 진지한 태도로 탐방을 했다.
 
예술의전당에서는 도슨트의 안내로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 전시를 관람했다. 학생들은 단체관람이어서 다른 관람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매우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일정을 마친 학생, 교사 들은 밤 11시가 다 돼서야 김해로 돌아왔다. 학생들의 얼굴에는 피곤하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또한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문화 체험기행을 담당했던 최현정 교사는 "여행을 기획할 때 교육적이면서도 즐겁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현장을 선정하느라 많이 고심했다"면서 "실제 현장에서 학생들이 도슨트의 설명을 진지한 태도로 경청하면서 만족스러워 해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했던 학생들은 "김해에서 보지 못한 다양한 전시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알차고 즐거운 여행이었다"면서 "일정이 너무 빡빡해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모든 것을 둘러보지 못해 아쉽다. 다음에는 며칠동안 묵으면서 더 많은 전시회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김해제일고는 내년에도 다시 서울을 찾아 백남준아트센터와 종묘,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인사동 등을 돌아보며 궁궐의 의미와 각 조형들의 상징에 대해 함께 공부해볼 예정이라고 한다.
김해뉴스 허현주 청소년 기자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