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과 증상 및 진단·치료법

#1.피곤해(48·가명) 씨는 직장 동료들과 출장을 갈 때 숙소는 늘 1인실을 고집한다. 시끄러운 코골이 때문에 피해를 줄까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이미 아내와 각방을 쓴 지는 오래 됐다. 늘 혼자 잠을 자다 보니 자는 동안에는 불편함을 잘 모르겠으나 하루에 7시간씩 꼬박 수면을 취하는데도 일어날 때마다 머리가 아프고 낮 동안에도 졸리기 일쑤다. 지난 출장 때에는 운전 중에 깜빡 졸음이 몰려와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하기까지 했다. 최근 건강검진에서는 전에 없던 고혈압과 당뇨까지 발견됐다. 무엇이 문제일까?
 
#2.부산해(6·가명) 어린이의 어머니는 최근 걱정이 많다. 아이가 자는 동안 코골이는 물론, 숨을 안 쉬는 모습을 보일 때가 늘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자는 모습에 신경을 쓰느라 정작 자신이 잠을 못 이루는 날이 더 많아졌다. 유치원 선생님은 최근 아이가 수업 시간에 집중을 못하고 산만한 행동을 한다고 귀띔해주었다. 걱정이다. 키와 몸무게도 또래에 비해 작은 부산해. 왜 그런 증상과 행동을 보이는 걸까?
 
■ 원인과 증상

"잘 때 남편이 숨을 자주 안 쉬어요. 한참 동안 그렇게 숨을 쉬지 않다가 갑자기 큰 콧소리를 내며 숨이 이어지곤 하죠. 혹시나 자다가 어찌 될까 걱정이 돼 좀체 잠을 이룰 수가 없어요."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무호흡증을 호소하는 사람의 가족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이다. 코골이는 잠을 자는 동안 정상적인 호흡이 코로 이뤄지지 않아 입을 통해 숨을 쉬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입천장의 근육이나 혀 또는 목젖이 입으로 숨을 쉴 때 떨리며 발생하는 호흡잡음인데, 들이마신 공기가 좁아진 기도를 지나며 얼굴 안쪽의 동굴 같은 부비강을 통해 울려퍼지는 소리이다.
 
흔히, 같은 시간 잠을 자더라도 푹 잤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낮 동안에 계속 졸려하는 사람이 있다. 그 중 많은 경우는 자는 동안 상기도에 공기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생기는 수면호흡장애를 동반한다.
 
수면호흡장애는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을 포함하는 질병이다. 이 두 가지 증상은 상기도가 막히는 정도의 차이에 의해 구별된다. 코골이는 상기도가 많이 좁아지면서 주변 구조물들이 진동해 소리가 발생하는 현상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가 완전히 막혀 뇌를 비롯한 인체 구조에 공기가 공급되지 않는 상태가 10초 이상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부산양산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문수진 교수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때문에 발생하는 수면의 단절과 저산소증은 자율신경계의 교란을 일으켜 만성적으로 심혈관계 합병증 및 인지기능의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따라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방치하면 노후에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는 중요한 전신질환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양압호흡기 치료. 공기 압력으로 상기도를 넓혀준다.

■ 진단 및 치료법
수면무호흡증과 관련된 여러 가지 현상들을 정확하게 진단받기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가 필수적이다. 이는 잠을 자는 동안 뇌파, 안구운동, 근육 움직임, 입과 코를 통한 호흡, 흉부와 복부의 호흡 운동, 동맥혈 내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수면의 전반적인 과정을 확인하는 검사이다. 수면다원검사에서 무호흡저호흡지수(1시간당 10초 이상 호흡이 줄어들거나 멈춘 횟수)가 5회 이상 관찰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단된다.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기 위한 검사는 아니지만, 수면 때의 폐쇄 부위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도 있다. 병원마다 검사의 종류는 다르지만 약물유도 수면상기도검사, 혹은 수면비디오투시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폐쇄 부위를 확인한 뒤 치료 방법을 고려한다. 이는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꼭 필요한 검사 과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검사를 통해 알아낸 수면무호흡증의 치료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스스로 할 수 있는 코골이 치료가 있다. 비만인 경우에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살을 빼는 것이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의료계에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코골이를 하는 성인 10명 가운데 8명은 비만환자일 정도로 코골이와 비만의 연관성이 높다. 또 체중을 10%가량 줄이면 수면무호흡증은 약 5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은 상기도의 공간을 유지하는 근육의 힘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생활 습관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의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추가적인 치료를 하는 게 필요하다.
 
문 교수는 "양압호흡기는 잠을 자는 동안 마스크를 통해 공기 압력(양압)을 불어넣어 상기도가 좁아지지 않게 해주는 치료법으로 착용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설명했다.
 
수술적인 치료방법도 있다. 특히 수술로 공기 통로를 확보해주는 치료법은 어린이의 경우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성인의 경우 폐쇄 부위 따라 수술 성공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앞서 말한 수면 때의 폐쇄 부위를 확인한 후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혀뿌리 부분의 폐쇄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치과장치치료(구강내장치 혹은 하악전진장치)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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