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알레르기는 특정 식품에 대한 비정상적인 면역 반응을 말한다. 이는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몸에 해를 주는 이상반응이다. 호흡기, 소화기, 피부 등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해당 식품 섭취 후 짧게는 수 분 안에서부터 1~2시간 이내에 두드러기, 아나필락시스, 가려움 등의 증상으로 발현할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면역글로불린(Ig)E라는 면역 항체에 의해 매개되는 대표적인 즉시형 알레르기 반응에 해당한다.
 
한 가지 이상의 식품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알레르기 비염 같은 호흡기 알레르기와 식품 알레르기가 동반돼 나타나는 환자들도 있다. 이는 원재료 식품들이 서로 분류학적으로 인접해 있거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 항원의 분자구조가 유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꽃가루 관련 식품 알레르기이다. 이는 의료진이나 환자 당사자들이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 가운데 약 30~35%는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의 식품에 교차반응을 보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자작나무 꽃가루가 가장 대표적인 물질이다. 꽃가루 관련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는 예로는 배·사과·멜론·키위 등의 과일과 땅콩·헤이즐넛 등의 견과류, 옥수수·상추 등의 채소가 있다. 이 중 한 가지 이상에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 있다.
 
임상 증상으로는 가벼운 구강알레르기증후군이 가장 흔한 반응이다. 주로 음식을 섭취한 뒤 입술, 혀, 목구멍 등의 가려움이나 입술, 혀의 부종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후두부종으로 인한 호흡곤란이나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전신반응도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우유에 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를 가진 부모들 중에는 '산양유' 등을 대체음식으로 먹여도 되는지를 묻는 사례가 가끔 있다. 안타깝게도 젖소, 양, 염소 등에서 나오는 젖 성분의 주요 단백질인 락토알부민, 락토글로불린, 카제인은 유사한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 한 종류의 포유류 젖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면 내성이 확인될 때까지는 다른 종류의 포유류 젖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우유 알레르기 환자의 10~20%는 소고기에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이유는 소 혈청 알부민을 두 식품이 공유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달걀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다른 종류의 조류 알에도 교차반응을 보이기 쉬우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성인 가운데 일부는 조류 깃털에 대한 호흡기 알레르기 반응이 달걀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보다 먼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현대인들이 자주 접하는 라텍스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는 바나나, 아보카도, 밤, 키위 등과 교차반응을 보일 수 있다.
 
알레르기 진단을 할 때에는 음식물 섭취와 증상 발생 경험이 가장 우선시된다. 객관적인 확인을 위해 해당 항원에 대해 피부 단자 검사나 혈액의 특이항원 검사 등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존의 검사는 임상적으로 제한점이 있다. 특정 음식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해서 반드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음식 간의 교차 반응에 대한 예측과 알레르기 반응의 심각도는 예측하기 힘들다. 최근에는 알레르겐 성분 항원 검사를 통해 서로 다른 알레르기 물질들에 대한 교차 반응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검사가 개발되고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해뉴스


김희규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알레르기 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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