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음식연구회 회원들이 한 행사에서 관람객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고 있다.

친목모임 출발했다 재능기부 변신
김해 각종 행사에서 우리 음식 홍보
쌀 소비 촉진 목적 삼색화전 인기
50세 이상 남성 요리교실도 진행

"우리 몸에는 우리 음식이 최고지요. 음식을 만든다는 게 보통 힘드는 일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우리 음식에 대해 알게 되고, 맛있게 먹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즐겁습니다."
 
우리 음식을 널리 알리는 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우리음식연구회' 박여정(56) 회장이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한다. 우리음식연구회는 이름 그대로 우리 음식을 연구하고 만드는 단체다. 처음에는 봉사를 목적으로 출발한 게 아니었지만, 활동을 하다 자연스레 시민들에게 우리 음식을 알리자는 뜻을 모아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김해시농업기술센터에서 조리사 자격증을 땄던 사람들의 친목 모임으로 시작해 1998년에는 '한조리회'라는 이름으로 단체를 만들었다. 이후 2003년 우리음식연구회로 이름을 바꾸었다. 지금은 회원이 44명으로 늘어났다.
 
우리음식연구회는 가야문화축제, 평생학습축제, 장애인의날 행사, 카부츠 행사 등 김해의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나서서 우리 음식을 알렸다. 이들이 가장 많이 선보인 음식은 분홍색·노란색·하얀색의 조화가 아름다운 삼색화전이었다. 쌀가루 반죽을 프라이팬에 두른 뒤 대추로 꽃모양을, 쑥으로 꽃의 줄기와 잎을 만들어 부치면 먹기에 아까운 화전이 탄생한다. 분홍색은 자색고구마나 비트로, 노란색은 치자로 색소를 하나도 넣지 않고 만든다. 화전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다. 평야가 넓은 김해의 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란다.
 
우리음식연구회가 만드는 삼색화전 등은 축제를 찾은 사람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우리음식연구회의 안상희(50) 총무는 "떡을 만드는 게 아침부터 하루 종일 보통 일이 아니다. 그래도 시민들이 맛있게 먹고 난 뒤 더 달라고 하면 기분이 좋다. 특히 어떻게 만드는지 묻고 우리 음식에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우리음식연구회는 최근에는 시민들의 올바른 식습관을 정립하기 위해 50세 이상 남성들을 대상으로 요리교실도 운영했다. 요리교실에 참여한 남성 20명에게 6주 동안 매주 토요일에 된장찌개, 미역국, 김밥, 잔치국수, 떡볶이 등 생활요리 만드는 방법을 가르쳤다. 간편한 요리 방법도 함께 전수했다. 우리 음식이라고 하면 어렵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주기 위해서였다.
 
박여정 회장은 "요즘 모두 '빨리, 빨리'를 외친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아침을 거르거나 패스트푸드를 먹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 음식도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이 설명하는 요령은 찌개나 국의 기본이 되는 멸치육수를 미리 만들어 얼려 두는 것이다. 깨끗하게 씻은 우유팩에 육수를 담아 얼린 뒤 국을 끓일 때마다 꺼내서 사용하면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그는 "국 하나만 있어도 아침을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 지금까지 아이들의 아침 식사를 안 먹인 적이 없다. 아침 식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건강을 챙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우리음식연구회는 이달 말 열리는 가야문화축제 준비에 한창 바쁘다. 이번 행사 때에는 부추, 파프리카, 장군차 등 김해의 특산농산물을 포함해 전통요리를 한 상 가득 선보일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축제이기 때문에 우리 음식을 더 돋보이게 하려고 매일 머리를 모으고 있다.
 
우리요리연구회 회원들은 모두 우리 음식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이지만 끊임없이 우리 음식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문 강사를 초청해 전통주 담는 법을 배우고 있다. 월례회 때에는 회원들끼리 우리 음식 정보를 공유한다.
 
박 회장은 "소중한 우리 음식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봉사로 문화와 역사가 담긴 우리 음식을 지키면서 널리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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