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바고 문화사(안대회 지음/문학동네/3만 원)

1600년대 어느날, 조선에 이 물건이 처음 들어왔다. 조선 사람들 중에서 혹자는 이를 신선의 풀이라 했고, 어떤 이들은 이것이 부모를 멀리하게 하고 이성을 유혹하며 남녀노소와 상하 간에 유별해야 할 질서를 무너뜨리는 못된 물건이라고 보았다. 이 물건은 뭘까. 담배이다. 정조는 담배를 지극히 애호한 골초였다. 담배 사랑이 어찌나 지극했던지 정조는 미래의 조선 정치를 책임질 규장각 초계문신을 상대로 담배를 전 백성이 피우게 할 방법을 강구하라는 시험 문제를 내기도 했다. 그것이 바로 '남령초책문'이다. '남령초책문'에서 정조가 쓴 글의 한 대목을 읽어보자. '천지의 마음은 지극히 인자하고, 만물의 영장은 사람이다. 따라서 천지는 사람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고 해로움을 제거해주고자 하여 안달이 날 지경이다. 이 풀이 이 시대에 출현한 것을 보면 천지의 마음을 엿보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조선시대 최고의 인기 소설인 <춘향전>에는 춘향이 이도령에게 담배를 권하는 장면이 나온다. 각 판본마다 춘향이 손님을 맞이할 때 담배를 권하는 규칙인 '대객초인사' 예절에 따라 이도령에게 꿀물 적신 담배를 권하는 장면이 다채롭게 펼쳐지는 것이다. 조선 후기 각종 풍속화는 또 어떤가. 양반 남성보다 더 높은 빈도로 담배를 피우는 기녀가 등장한다. 담배는 17세기 초기 이래 한반도의 절대 다수가 즐긴 기호품의 제왕이자 경제의 '블루오션'이었고, 일상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이었다. 조선만이 아니라 아시아 모든 나라와 세계 대부분 지역에서 그랬다. 담배는 문화와 예술, 사회와 경제, 의식과 풍속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담배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조선 후반 300년 역사 속에서 담배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말해주는 책이다.


▶힘든 선택들(힐러리 로댐 클린턴 지음/김규태, 이형욱 옮김/김영사/2만 9천 원)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힐러리 클린턴은 과연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힐러리는 오는 2016년 미국 대선 후보자들 중에서 압도적인 1위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 힐러리가 직접 쓴 자서전은 전세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4년간 112개국 160만㎞를 여행하며 세계의 중심에 서서 역사를 바꿔온 미국 제1의 외교관 힐러리의 특별하고도 역사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 책이다. 그녀와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전 세계 지도자들이 내린 힘든 선택의 순간들. 세계 최고의 지도자들이 내린 선택들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지닌 국가들은 때로 왜 협력하고 어떻게 충돌하는가, 어렵고도 현실적인 전략적 선택들 사이에서 힐러리가 지켜낸 보편적 가치들은 무엇인가, 숱한 정치적 대지진을 겪으며 세계의 중심에서 수십 년간 사회변화를 통찰한 힐러리가 표면적인 현상 뒤에 숨은 실제를 날카롭게 짚어낸다. 힐러리가 세상에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담긴 책이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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