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클릭시 자세히 보기 가능.그래픽=김소희 ksh@

거품·냄새·야간빈뇨·잔뇨감·부종 등
질환 진행 3기 이후 대부분 발견돼
당뇨·고혈압이 발병 원인의 70% 차지
적절한 치료와 관리 하면 정상적 생활

만성콩팥병의 증상·진단·치료법

길이 10㎝, 너비 5㎝, 두께 3㎝, 무게 100g. 하루 160ℓ가량의 액체를 걸러내고 그 중 재흡수되는 양을 제외한 1~1.5ℓ정도만 배설한다. 인체의 노폐물을 걸러내는 강낭콩 모양의 생명의 필터. 신장이라고도 불리는 콩팥이다.
 
콩팥은 인체의 피에 있는 불필요한 노폐물을 걸러주고 남아도는 수분을 받아 내 오줌으로 만들어 배설하는 기관이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와 관련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성인 7명 중 1명꼴에 이르고 있다. 특히 고혈압과 당뇨, 사구체신염이 주요 원인인 만성콩팥병 환자는 최근 5년 사이 66%나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속적인 거품오줌과 함께 손과 발, 얼굴 등에 부종이 동반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진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 다양하게 나타나는 이상 증상들

야근과 잦은 술자리,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40대 초반의 직장인 최 모 씨는 화장실에 들를 때마다 걱정이 쌓여 간다. 소변에서 거품이 생기고 냄새도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자다가 소변을 보러 가는 경우도 점점 늘어나고 잔뇨감도 부쩍 심해졌다. 가끔이지만 자고 나면 몸이 붓는 증상도 생겼다.
 
콩팥에 이상이 생겨 병원을 찾은 의심 환자 대부분은 이와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혈뇨를 보기도 하고 혈압이 높아지거나, 빈혈과 요통을 느끼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의 대부분이 콩팥병이 상당히 진행된 만성콩팥병 3기 이후에나 발견된다는 것이다. 치료 또한 쉽지 않은데다 만성신부전으로 진행돼 말기에 이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콩팥의 기능이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저하돼 몸속의 노폐물을 제거하지 못하고 수분과 전해질을 적절하게 유지할 수 없는 상태가 돼 몸의 항상성을 잃게 된다.
 
부산 구포성심병원 신장내과 전지민 과장은 "우리 몸이 내부와 외부에서 어떤 자극을 받더라도 일정한 상태로 유지되는 게 항상성"이라며 "만약 항상성이 유지되지 않으면 몸의 균형이 깨지고, 급성신부전·만성신부전·사구체신염·신장결석 등과 같은 많은 콩팥 질병이 나타나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당뇨·고혈압이 주요 원인

만성콩팥병의 3대 주요 원인은 고혈압, 당뇨, 사구체신염이다. 비율로 따지자면 당뇨가 절반을 차지하며 고혈압이 20%에 이른다. 당뇨와 고혈압이 만성콩팥병 발병 원인의 70%를 차지하는 셈이다.
 
대한신장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신장 기능에 장애가 있을 확률은 일반인보다 2.7배나 높다. 만성고혈압 환자의 경우, 혈액이 원활하게 흐르지 못함에 따라 사구체가 손상돼 콩팥의 필터 역할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거꾸로 콩팥이 어떤 원인에 의해 손상됐을 때도 혈압 조절이 원활하지 않게 돼 고혈압이 생긴다. 즉, 고혈압은 콩팥병의 원인인 동시에 결과이기도 하다.
 
당뇨, 고혈압과 같이 만성콩팥병의 고위험 인자를 가진 환자들은 주기적으로 소변 검사와 신장혈액 검사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발견해 생활습관을 변화시키고,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만성콩팥병 발병과 악화를 지연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 고강도 운동은 콩팥의 독

완연한 봄으로 접어들면서 노출의 계절 여름에 대비해 몸매 만들기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뭐든지 '과유불급'. 자신의 체력에 맞지 않게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하는 경우 콩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전거 형태의 실내운동기구로 음악에 맞춰 격렬하게 움직이는 스피닝이나 마라톤과 같은 고강도 운동을 하다 '횡문근융해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갑자기 사용하게 되면 팔이나 다리와 같이 움직이는 부위의 가로무늬 근육이 파괴되면서 '마이오글로불린'이라는 근육 단백질이 혈액 속으로 다량 방출된다. 이렇게 혈액 속으로 퍼진 근육 단백질은 소변으로 걸러지기 위해 콩팥으로 가는데, 미세한 실핏줄 덩어리로 된 콩팥의 관들을 막아버려 거무튀튀한 색의 소변이 나오고 심하면 투석을 해야 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게 된다.
 
또 몸짱이 되기 위해 단백질 보충제와 같은 고단백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해 근육량을 과도하게 늘리는 경우에도 콩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백질을 여과하느라 콩팥이 혹사를 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력의 70% 수준에 맞게 서서히 운동을 시작해 점차 강도를 높여 가는 게 좋다. 운동을 할 때 땀으로 빠져나간 전해질과 무기질을 보충하기 위해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필요하다.
 
■ 검사와 치료

콩팥이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 어느 정도 이상의 손상을 받게 되면 치료를 제대로 한다고 해도 신장기능을 완전히 회복하기는 어렵다. 또 점진적으로 진행돼 말기신부전에 이를 수 있다. 원인 질환과 유전적인 요인에 따라 진행 속도는 다를 수 있다.
 
콩팥병과 관련한 현대 의료의 목표는 진행 속도를 최소화하는 것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콩팥 검사는 혈압 측정, 소변·혈액·영상·콩팥조직 검사 등의 단계로 한다. 말기신부전은 환자의 신장기능을 대체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이식 등의 치료 방법이 있다.
 
전 과장은 "과거에는 콩팥병이라고 하면 만성질환인 동시에 불치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치료 방법의 발전으로 적절한 치료와 관리만 병행한다면 상당 부분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식습관을 바꾸고 담배를 반드시 끊어야 한다. 체중조절 및 혈압·혈당 관리와 빈혈 치료 등의 원인 치료에 있어 환자 스스로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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