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취업전쟁의 막이 올랐다.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일자리 부족은 2015년에도 변함없는 취업난을 안겨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취업을 위해 성형을 한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리는 것으로 보아 취업이 사회적 문제임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취업을 위해 성형외과나 치과를 찾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척추·관절병원을 찾는 청년층이 증가하고 있다. 40대 이상 중장년층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척추·관절질환이 청년층들에게까지 찾아오게 되었다.

취업준비를 위해 장시간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게 되면 목과 허리에 무리가 오게 되고, 앉아서 활동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 몸의 허리 주변근육과 인대가 긴장하게 되면서 부담을 받게 된다. 실제로 척추뼈 사이에서 완충역할을 하는 추간판은 우리가 일어서 있을 때보다 앉아있을 때 더욱 큰 부담을 느낀다. 요즘 같이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고, 다리를 꼬아 앉는 습관에 길들여져 있는 청년층의 생활습관은 척추압박을 더욱 자극하여 척추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 질환은 추간판이 돌출되어 요통 및 신경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추간판은 척추뼈 사이에 있는 연골판으로 수핵과 섬유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추간판 표면의 섬유륜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파열되면서 그 속에 있던 수핵이 밖으로 밀려나온 것을 우리는 일반적으로 디스크라 부른다.

지난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0~2014년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심사 결정자료'를 살펴보면 2014년 한 해 동안 입원 환자가 가장 많은 질병은 바로 허리디스크로 불리는 기타 추간판 장애였다. 같은 조사에서 2010년 7위를 한 결과에 비교하면 불과 몇 년 사이 순위가 급상승한 것이다.

이처럼 허리디스크는 우리 주변에서도 일반적으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발병 횟수가 워낙 많다 보니 대부분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허리디스크 질환을 방치하면 디스크가 척추신경을 자극하게 되어 심한 경우에는 대소변 장애나 하반신 마비와 같은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예방 및 조기관리가 중요하다.

취업공부를 위해 장시간 공부를 할 때에는 가능한 한 의자가 있는 책상에서 하는 것이 좋으며, 한 시간 앉아있었다면 10분 정도는 스트레칭을 하며 휴식을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이미 허리디스크 질환 진단을 받은 사람의 경우 금연을 생활화해야 한다. 극심한 취업 스트레스로 흡연을 하게 되면 우리 몸의 모세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해 닫히게 되는데, 이로 인해 허리에 공급되는 산소와 같은 영양분이 일시적으로 차단되어 허리디스크의 파열이 더 쉽게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몇년 전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이 사회적으로 유행했다. 그 말이 마음의 아픔을 위로할 수는 있었는지 모르지만 몸의 아픔을 위로할 수는 없었다. 부디 이 살벌한 취업전쟁 속에서 모두가 아프지 않고 건승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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