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마지막날인 지난 3일 동상동 일대
나라별 전통의상 이주민들 빗속 거리행진
전통춤 공연·K-pop경연 등 함께 즐겨

▲ 지난 3일 열린 다(多) 어울림 축제에서 각국 이주민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맨 아래 사진은 거리 퍼레이드 장면.
제39회 가야문화축제 마지막날인 지난 3일 비가 내리는 동상동 거리에 각 나라의 전통의상을 곱게 차려입은 이주민들이 등장했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이들의 얼굴에는 함박 웃음이 넘쳤다. 김해시와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센터장 정명희)가 공동 주최한 제6회 다(多) 어울림 축제에 참가한 이주민들이었다.

신명나는 풍악이 앞에 나서자 베트남,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중국 등 8개 나라의 전통의상을 차려 입은 이주민들이 한 손에는 조국의 국기를, 다른 한 손에는 우산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안녕하세요." 전통의상을 차려 입은 이주민들이 지나가는 내국인들에게 인사를 보내자, 내국인들은 환한 미소로 답을 했다. 일부 행인들은 평소에는 볼 수 없는 신기한 광경에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들은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김해YMCA~수릉원 일대를 돈 뒤 다시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 7층 강당에 모였다.

강당은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시끌벅적했다. 베트남 이주민들의 사자탈 공연으로 전통공연 행사가 시작됐다. 베트남에서는 추석 때 사자탈을 쓰고 거리를 누비기도 한다. 이번 사자탈 공연은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에 맞춰 펼쳐졌다. 익숙한 노래가 나오자, 객석에 있던 이주민들은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행사장의 분위기를 돋웠다.

베트남에 이어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전통춤 공연이 진행됐다. 우즈베키스탄 전통춤 공연 순서 때는 관람석에 있던 우즈베키스탄 이주민들이 흥을 이기지 못하고 무대로 나와 춤을 추기도 했다.

돌로레스(37·여·필리핀) 씨는 "공연을 위해 한 달 동안 준비했다. 육아와 살림을 병행하며 공연을 준비하느라 많이 힘들었지만, 다른 외국인 친구들에게 필리핀 전통춤을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전통춤 공연이 이어질수록 행사장 분위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공연을 관람하던 이주민들은 전통춤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거나 카메라를 꺼내 동영상을 찍는 등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행사를 즐겼다.

이어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케이-팝(K-pop) 경연대회와 나라별 미스·미스터월드 선발대회가 열렸다. 객석에 있던 이주민들은 자기 나라 출신 이주민이 무대에 나올 때마다 환호성을 보내며 열띤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웬반틴(31·베트남) 씨는 "김해시와 김해외국인력지원센터 덕분에 친구들을 만나서 즐거운 공연을 보며 즐길 수 있었다. 이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앞으로 김해에서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아라(39·여·우즈베키스탄) 씨는 "각 나라 사람들과 어울려 웃고 떠들면서 스트레스가 다 풀린 것 같다. 평소에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문화를 볼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정명희 센터장은 "비 때문에 야외에서 행사를 할 수 없어 이주민들과 내국인들이 함께 즐기지 못한 게 아쉽다. 앞으로 이주민들과 내국인들이 함께 어울려 서로의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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