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행사 예산절감에 황금연휴로 성황
대표  프로그램 없고 산만한 축제 여전
풍물시장 배 이상 늘어 "야시장 온 듯"


제39회 가야문화축제가 지난달 29일~지난 3일 닷새간 대성동고분군 일원에서 펼쳐졌다. 올해 축제는 연일 쏟아진 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성황을 이뤘지만, 축제의 정체성 등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았다.

올해 축제는 '이천 년의 금관가야 세계 속의 빛으로'를 주제로 공식행사, 민속행사, 축제행사, 체험행사, 설치행사, 연계행사, 부대행사로 나눠 진행됐다. 축제 첫날에는 비가 내렸지만, 개막식에 1만여 명이 참석해 축제의 시작을 축하했다. 축제기간이 1일 근로자의날 및 토·일요일 연휴와 맞물리면서 축제장에는 관람객들이 몰려 들었다.

▲ 지난달 30일 가야문화축제 메인 무대에서 펼쳐진 색소폰 공연장면. 김병찬 기자

이번 축제에서는 뮤지컬 갈라쇼 '미라클 러브'가 사흘 동안 공연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미라클 러브'는 오는 22일 개장하는 가야테마파크 철광산 공연장에서 매일 공연될 예정인 상설 뮤지컬이다. 선조들의 화려한 의상과 한복의 아름다움을 현대에 맞게 재구성한 가야복식 패션쇼, 올해 경남 무형문화재 37호로 지정된 김해오광대 축하공연 등 크고 작은 공연들이 축제 기간 내내 펼쳐져 관람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식품박람회, 가야음식개발경연대회 등 6개 연계행사와 전국학생미술실기대회 등 8개 부대행사도 동시에 개최됐다. 다양한 행사를 함께 개최한 덕분에 관람객 유치에도 도움이 됐을 뿐만 아니라 개별 개최에 따른 중복 투자를 없애 예산 절감 효과도 거뒀다는 게 김해시의 평가다.

김해시 관계자는 "닷새 동안 큰 안전사고 없이 행사를 마무리해 기쁘다. 점점 더 많은 관람객들이 가야문화축제를 방문하고 있다. 40회를 맞는 내년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이번 축제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지역의 한 문화예술인은 "가야문화축제의 정체성이 없다. 그러다 보니 대표 프로그램이 없고 이것저것 끌어 모아 만든 산만한 축제가 돼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수로왕 춘향대제는 지금보다 좀 더 개방적으로 진행해서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어린이들이 가야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체험존은 외진 곳에 떨어져 있었다. 가야문화가 홀대받고 있는 듯했다"고 지적했다.

한 공무원은 "올해도 행사장에서 차량 통제가 제대로 안됐다. 사람들이 다닐 길이 없을 정도였다. 차가 드나들 때 교통사고라도 날 것 같다고,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이 불안해하며 항의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지난해에 비해 배 이상 풍물시장이 늘어난 점을 아쉬워했다. 한 시민은 "가야의 거리를 따라 걷는 동안 가야문화축제 행사인지 풍물행사인지 모를 정도였다. '가야'라는 이름을 걸고 시가 장사에 나섰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게 풍물시장이 하고 싶으면 차라리 상설야시장을 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꼬집었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