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나물무침·멍게·해삼 등 주전부리
식사 전 입맛 돋우는 에피타이저
광어·새우 등 3종류 회로 구성된 초밥
광어·도미 등 4종류 구색 모듬회
새우·전복 2가지 튀김과 시원한 우럭탕

▲ 우미선 김해시의원이 대하일식의 초밥을 맛보고 있다.
김해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위원장인 우미선(60·새누리당) 의원은 김해시의회 사상 유일무이한 '지역구 재선 여성 시의원'이다. 4대 때 신용옥 씨가 첫 여성 시의원이 된 이래 하선영, 박현수, 강춘한, 옥영숙, 이정남, 김동순, 박진숙, 김명희 의원 등 총 10명의 여성이 시의원이 됐지만 지역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사람은 우 의원뿐이다.
 
우 의원과 점심을 같이 하기 위해 만난 곳은 외동 김해생명과학고등학교 맞은편 인조잔디구장 뒤쪽에 있는 '대하일식'이었다. 그는 "집이 인근에 있어서 손님을 만날 때는 대하일식을 자주 찾는다"면서 "대하일식 일대는 식당이 많아 나름 먹자골목이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하일식의 가장 안쪽 방으로 안내받은 뒤 우 의원은 점심코스A를 주문했다. 가장 먼저 큰 고둥이 나왔다. 삶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따뜻한 게 먹기 좋았다. 이어 여느 일식집에서도 비슷하게 나오는 회나물무침, 멍게, 해삼 등이 주전부리로 나왔다. 오징어를 비롯한 해물과 배춧잎, 무 등이 버무려진 회무침은 제법 맛이 있었다. 식사를 하기 전에 입맛을 돋우기에 적당해 보였다. 우 의원은 배춧잎을 아주 맛있게 즐겼다. "가을배추처럼 신선하고 고소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의 권유에 따라 배춧잎을 뜯어 먹어보았더니 정말 고소하면서 시원했다.
 
코스요리의 핵심은 광어, 새우 등 3종류의 초밥과 광어, 도미 등 4종류로 이뤄진 모듬회였다. 회는 활어가 아니라 선어인 듯 했다. 그리 고급스럽지는 않았지만, 내륙지방인 김해에서 만난 초밥과 회 치고는 먹을 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 의원은 한림면 출신이다. 지금의 한림면사무소 앞에서 살았다고 한다. 한림초-한얼중(현재 진영여중)-진영여상(현재 진영고)을 졸업했다. 아버지는 경찰관이었는데 '빨치산' 소탕작전에 나섰다가 건강이 나빠졌고, 우 의원이 다섯 살 때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이후 그는 어머니와 맏언니, 오빠 등 네 형제와 함께 살았다. 우 의원은 1976년 오빠의 친구였던 김안식(63) 씨와 결혼했다. 이후 딸 둘과 아들 하나를 두고 살고 있다.
 
우 의원이 사회활동을 시작한 것은 아이들이 다녔던 한림초 학부모 모임의 총무를 맡으면서부터였다. 그때 헌옷을 모아 남미의 가난한 나라들에 보내는 운동을 전개했다. "처음에는 교장이 반대하더라고요. 그러다 학부모들의 호응이 생각 외로 뜨겁게 달아오르자 막판에는 교장이 더 적극적으로 나섰죠."
 
우 의원은 김해YWCA 창립회원이다. 초대회장이었던 성미옥 씨 등 11명과 함께 가야로의 한 옥탑방에서 김해YWCA의 문을 열었다고 한다. 이후 건축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회장을 맡기도 했다.
 
우 의원이 막 정치 입문 이야기를 하려는 찰나 꽁치와 튀김이 들어왔다. 원래 대하일식에서는 혼마구로 사시미와 튀김요리, 초밥이 전문이라고 한다. 튀김은 새우와 전복 두 종류였다. 이밖에 식사로 장어구이와 장어덮밥, 전복죽, 우럭탕 등이 인기가 있다고 한다. 꽁치는 신선한데다 잘 익어서 고소했다. 튀김은 새우와 고구마 등이었다. 일반적인 일식집의 튀김처럼 바삭거리지 않고, 가정집에서 만드는 튀김처럼 다소 눅눅한 게 특징이었다. 오히려 그게 먹기에 더 편한 것 같았다.
 
우 의원이 다시 정치 입문 동기를 설명했다. 그가 김해YWCA에서 근무할 때 북부동여성인력센터가 건립됐다. 사무실 집기 구입비용이 모자라 시에 1천만 원을 요청했다. 그런데 김해시의회가 앞뒤 가리지 않고, 설명도 듣지 않은 채 예산을 삭감해버렸다. 그는 시의원들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했지만 '남성 의원'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내가 시의원이 돼서 여성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다.
 
▲ 시원한 매운탕, 쫄깃한 고둥, 4가지 종류로 구성된 모듬회, 3가지 초밥, 매콤한 회무침(오른쪽 사진부터 시계 방향).

우 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 때 지역구 후보로 나서 같은 당의 이상보 후보 등과 함께 당선됐다. 시의원 선거 때는 이상보 후보와 치열하게 싸웠지만, 시의원이 되고 나서는 정말 친하게 잘 지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의원들은 사정이 달랐다고 한다. "다른 당 의원들과는 물론 새누리당 의원들끼리도 화합이 안됐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에 집착하다 보니 대화하고 양보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코스요리의 마지막 음식으로 매운탕이 나왔다. 두부와 팽이버섯 등을 넣어 끓였는데, 국물이 깔끔하고 담백한 게 일품이었다. 이날 코스로 나온 음식들 중 가장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도 푹 익어서 먹기에 편했다. 인터넷 등에서 살펴보니 대하일식은 우럭탕이 맛있다는 이야기가 나와 있었다. 다음엔 코스요리 대신 탕 종류를 골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 의원과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식당 안을 둘러보니 단체손님이 많았다. 10여 명이 앉아 있는 한 방에서는 한 학교 교장 등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 의원은 "대하일식은 김해생명과학고 인근에서 단체 회식을 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다. 주변 학교나 단체 등에서 자주 찾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헤어지기에 앞서 대하일식 앞에서 우 의원과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의 꿈은 간단했다. 김해시의회의 첫 여성 의장이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저는 욕을 먹더라도 올바른 길로 가자는 신념으로 정치를 해 왔습니다. 이 생각을 잘 지켜 나간다면 여성 의장이 되더라도 의회를 충분히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하일식
외동 1183-13 김해생명과학고 맞은편 인조잔디축구장 뒤편.
혼마구로사시미(1인분) 10만 원, 대하특선(1인분) 3만 5천~7만 원, 새우튀김(1인분) 3만 원, 전복튀김(1인분) 5만 원, 점심코스 1만 5천~2만 원, 특초밥 2만 원, 생선초밥 1만 5천 원. 장어구이 3만 원, 생대구탕·우럭탕 1만 5천 원.

김해뉴스 /남태우 기자 leo@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