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는 목(木) 형상과 화(火) 형상에 해당하는 안면에 대한 설명을 하였는데 원리를 유추하는 방법의 대강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토(土)의 형상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어 보기로 한다. 토(土)의 기운은 오르는 기운이 강한 것도 아니고 내리는 기운이 강한 것도 아니라 중앙에 매달려 있는 기운을 주로 상징하니 안면의 중앙 부위가 발달한 모양을 말한다. 대체로 이마와 턱 부위가 좁고 코의 좌우에 있는 관골이 좌우로 넓은 모양을 말한다. 세워진 다이아몬드 꼴인데 사진을 참조하면 될 것이다. 실제 관상을 볼 때 계란형인 수(水) 형상과 비슷한 경우도 있으니 유의해 둘 필요가 있다. 수 형상은 이마와 턱이 좁더라도 그 끝이 동글동글한 모양을 가지고 있어 얼굴 전체가 둥글어 보이니 실제 분류할 때 모양의 차이가 있다. 전체적으로 둥근 기운이 더 많아 보이면 수(水) 형상, 중앙에서 보아 상하좌우로 각이 잡힌 모양이 보이면 토 형상으로 분류하면 된다. 또 모양으로 잘 분류되지 않는다면 이미지로 분류하여 볼 수도 있는데 세련미, 귀여움이 더 두드러진다면 수 형상으로 보고 세련미, 귀여움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토 형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두 가지 속성이 복잡하게 섞인 모양을 가진 경우도 간혹 볼 수 있는데 구별이 잘 되지 않는다면 두 가지 속성이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부득이 해석한다.
 
토(土)는 그 기운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중립을 잘 지탱하는 기운을 상징하니 인간관계나 사회 활동의 면에서도 그 개성이 잘 드러난다. 성질이 무디고 느리지만 외부의 변화에 잘 흔들리지 않고 신의나 중립적 자세를 잘 유지한다. 따라서 보수성이 좀 더 발달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어떤 일이나 분야에 깊이 집중하고 관련 활동도 오래 끌고 나가는 장점이 있다. 실제 성공을 하더라도 본인이 직접 누리는 기운이 다소 부족하여 봉사적 삶을 사는 경우도 많다. 이마와 턱이 좁아 상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반면 관골이 좌우로 넓어 횡적인 인간관계가 넓거나 좋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입은 관상학에서 수성(水星)이라고 하여 수(水)의 기운을 상징한다. 얼굴 바탕이 토 형상에 해당하니 토극수(土克水·토의 기운이 수를 이긴다) 작용이 일어남을 의미하므로 그 해로움이 발생한다. 고로 입의 모양이 크더라도 토 형상의 얼굴에서는 입의 기운이 약한 것으로 해석한다. 따라서 언어 능력이 다소 약한 경우가 많은데 실제 아는 것이 많아도 말 재주가 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적(美的) 기준에서도 예쁘거나 잘 생긴 모양으로 보이는 경우가 드물어 옷맵시가 잘 나지 않는 특징도 있다.
 
직업적으로 변화가 적은 공직, 군(軍) 조직, 전문성이 있는 기술직, 중개나 무역 유통, 건설, 스포츠 등의 분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얼굴형이다. 신의를 바탕으로 자신의 입지를 잘 지키는 장점이 있으니 여러 분야에서 성공이 따를 수 있는 기질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턱이 뾰쪽하면 생활의 근거가 부실하고 이동, 객지 출입이 빈번한 경우가 많은데 토 형상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가볍다. 턱이 뾰쪽하면 상대를 잘 속이고 변신(變身)을 잘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토 형상의 경우에는 형상의 틀이 가지는 기운으로 인하여 그 정도가 약하다. 같은 모양도 어떤 기본 틀이나 기운인가에 따라 작용의 강약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마가 좁아 자수성가(自手成家)의 삶을 이루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턱이 좁아 휘하의 배신에 따른 희생이나 소모가 잘 발생할 수 있는 형이다. 부하를 위하여 많이 베푼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보답을 받는 경우가 드문 것도 틀과 모양이 가진 기본 특성 때문이라고 하겠다.'은혜를 베풀었다면 보답을 바라지 말라'는 <명심보감>의 글귀를 항상 새기면 토 형상을 가진 사람의 음덕(陰德)이 적지 않을 것이다.

김해뉴스

박청화
청화학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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