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전통가마 불 지피기 진행
토요문화학교 학생들 기원제 등 체험
오는 27일부터 7일간 분청도자관 전시

지난 6일 김해분청도자관에서 '전통가마 불지피기'라는 작은 도자기축제가 열렸다.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도자기를 김해도예협회와 함께 분청도자관 전통가마에서 구워내는 행사이다. 김해도예협회(이사장 이한길)가 지난 3월 21일부터 진행해 온 '2015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프로그램인 '분청愛(애)-나도 도예가'의 하나였다.

꿈다락학교에 참가한 어린이, 가족 25명이 분청도자관에 모인 오후 5시부터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어린이들은 평소 접하기 힘든 전통가마 불 지피기를 보기 위해 가마 앞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김예도예협회는 행사 시작에 앞서 벌써 오전 9시부터 밑불을 지피기 시작한 터였다.

▲ 지난 6일 '전통가마 불지피기' 행사가 열린 김해분청도자관 가마에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가마에 불이 잘 들어가 도자기가 잘 구워져 나오기를 비는 기원제가 열었다. 돼지머리, 과일, 떡을 도자기 제기에 올린 상이 가마 앞에 차려졌다. 이한길 이사장과 도예가 탁원대, 김정태, 강길순 씨가 먼저 절을 하고 물러났다. 어린이들도 차례대로 절을 했다. 돼지머리 코에 지폐가 꽂힌 걸 보고 깔깔 웃던 아이들은 제 차례가 되자 의젓하게 절을 했다.

이 이사장은 "기원제는 자신이 만든 그릇이 잘 구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올리는 의식이다. 연기 때문에 주변에 피해를 주는 데 대해 미안한 마음도 담는다. 기원제가 끝나면 주위의 이웃과 제물을 나눈다. 밤새 정성을 다해 불을 지펴야 한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기원제를 올리는 행사 참가 어린이들.
어린이들은 이미 꿈다락학교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고 조각한 뒤 유약을 바르는 작업을 통해 자신만의 도자기를 완성한 터였다. 도자기들은 분청도자관 장작가마에 들어갔다. 김해도예협회 회원들은 땀을 흘리면서 가마에 장작을 넣었다.

광장에서는 참가 가족을 위한 공연, 장기자랑이 펼쳐졌다. 어린이들은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고 박수를 쳤다. 부모들도 함께 공연을 즐겼다. 가마가 궁금한 어린이들은 부모 손을 잡고 가마로 가서 불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밤바람을 서늘하게 느낀 사람들도 가마 앞에서 불을 쬐었다. 밤이 깊어갈수록 가마의 불은 더 기세 좋게 타올랐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노은(우암초) 양은 "음식을 그린 큰 접시가 가마 안에 들어가 있다. 멋진 작품으로 잘 구워지게 해 달라고 마음 속으로 빌었다"며 수줍어했다. 그는 "접시는 장식장에 넣어두겠다. 누가 사겠다면 팔 수도 있다. 50만 원 정도면 한 번 생각해 보겠다. 직접 만들어 보니 도자기 가격이 비싼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양의 어머니 김영남(47·내동) 씨는 "도예가들이 아이들에게 기법도 가르쳐 주었다. 도예가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이렇게 불 지피는 행사까지 열어주니 고맙다.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재미있고 특별한 축제"라며 활짝 웃었다.

다른 참가자 박정진(삼성초) 군의 아버지 박준형(47·삼정동) 씨는 "부산에서 살다가 2002년 김해로 이사를 왔다. 김해시의 카카오스토리에서 김해가 분청의 고장인 것을 알게 됐다. 관련 정보도 얻고 있다. 경기도 이천, 경북 문경을 찾아갈 정도로 도자기를 좋아한다. 가마에 불을 지피는 것은 처음 보았다. 지금 카카오스토리에서 실황중계 중"이라면서 "아이는 금요일 저녁마다 '내일은 꿈다락학교에 가서 뭘 만들지'라며 좋아했다"고 말했다.

▲ 가마에 장작을 던져 넣는 김해도예협회 회원.
어린이들을 가르친 손현진 도예가는 "초등학생들이 도자기를 잘 이해하고 재미있게 배웠다. 나도 동심으로 돌아가 재미있게 가르쳤다. 아이들은 직접 물레를 들렸다. 내 작품을 가마에 넣을 때보다 더 긴장된다. 작품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며 "제자가 25명이나 생겼으니 소중한 경험이다. 아이들이 도자기에 대한 좋은 생각을 하며 자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해도예협회는 오는 13일 꿈다락학교 수업시간에 가마를 열어 작품을 꺼낼 예정이다. 어린이들의 작품은 오는 27일부터 1주일간 분청도자관 1층 기획전시실에 전시된다. 꿈다락학교 하반기 과정은 7월 4일~11월 14일 진행된다. 문의/055-345-6035~7.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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