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설에 의하면, 구산동이란 이름은 김수로왕 탄생설화의 중심지인 구지봉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구지봉은 봉우리가 평평한 원형으로 돼 있다. 마치 거북이가 엎드린 형상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구산동에는 구지봉 뿐만 아니라 김해국립박물관, 허왕후릉 등도 자리 잡고 있다. 말 그대로 '가야 역사의 산실'이다. 구산동은 법정동이고, 행정적으로는 북부동에 속한다. 구산동 구산로 10번길과 30번길은 1990~1992년 구산2지구 택지개발사업 덕에 깔끔하게 정비됐다. '서울해장국'에서 '엄마뚝배기'에 이르기까지 540m에 이르는 구산로 10번길에는 해반천을 따라 각종 음식점과 카페가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점심시간이면 차를 타고 몰려드는 사람들로 좁은 도로가 북적인다.
▲ 구산동 10번 길 일대에는 각종 음식점과 카페가 들어차 있어 점심시간이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대부분의 건물은 1~2층으로 낮다. 주요 건물 1층에서는 '락안갈비', '물꽁아구찜', '59년 보리밥', '안채 추어탕 전문점', '오길운 팥칼국수' 등 다양한 음식점들이 성업 중이다. '안채 추어탕 전문점'은 구산동 2호점 외에 삼계동, 장유 등에도 분점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구산동 주민 김 모(44·여) 씨는 "안채 추어탕 전문점이 들어서면서 구산로 10번길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덕분에 인근 주택들의 가격도 올랐다"고 말했다.
2년 전부터는 각종 음식점 사이에 카페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멜리타여사의 행복한 커피', '갤러리 차 전통찻집', '커피산책' 등은 점심식사를 마친 뒤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멜리타여사의 행복한 커피'를 운영하는 정명화(48·여) 사장은 "2년 전 창고였던 건물을 고쳐 카페를 차렸다. 2년 전만 해도 저녁이 되면 불이 다 꺼지고 어두워 사람들이 다니기를 꺼려했다. 지금은 카페와 음식점이 하나 둘 생기면서 거리에 활력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 구산동 일대 지도. 그래픽=이수미 lsm@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구산로 10번길의 경우 빈 점포가 생기면 음식점과 카페 문의가 많이 온다. 상가의 월 평균 임대료는 99㎡당 100만~150만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반면, 빌라 등 주택이 밀집돼 있는 구산로 30번길은 한산하다. 30번길에는 거리 사이사이로 '한일윤활유상사', '삼삼오오유통유황청둥오리전문체인본부', '덕성식품' 등 유통업체들이 자리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