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YMCA 등 9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지난 1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김해시의회 의장 구속에 따른 김해시민단체의 입장'이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김해시의회 배정환(51) 의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것과 관련 지역 시민단체들이 의회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의장 선출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2009년 류진환(53) 부의장이 낙동강 수계구역을 공장 터로 용도변경해 주겠다며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돈을 받았다가 구속된 데 이어 의장이 또 다시 구속되자 시의회를 향한 시민들의 불신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 9개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배 의장 뇌물혐의 철저 수사 요구
시의회, 외유성 일정 전격 취소

김해YMCA와 김해여성의전화 등 김해지역 9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2일 오전 김해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수사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김해시민들의 의회에 대한 실망과 분노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시의회는 이번 수사는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에게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의회 전체의 문제임을 의식하고 깊이 자성하고 반성하는 의회의 입장 표명이 있기를 요청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또 "시의회 의장 선거와 관련해 동료 시의원들에게 금품이 오고간다는 공공연한 소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이 같은 소문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의회는)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의장 선거제도를 개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의장과 시의원 그리고, 공무원들이 차후 한점의 의혹도 받지 않도록 공정하고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김해시의회는 의장이 구속돼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나려다 취소해 빈축을 사고 있다.
 
실제 김해시의회 사회산업위원회 소속 등 시의원 10명은 다음달 14일부터 24일까지 10박11일 일정으로 스웨덴과 덴마크, 네덜란드 등 북유럽 5개국 해외연수를 떠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연수에 참가하는 의원 중에는 의장 구속에 따라 시의회 의장 권한을 대행하는 조일현 부의장도 포함돼 있으며, 해당 상임위 소속 의원이 아닌 시의원 2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수 일정에는 나라별로 도서관과 관광센터 방문 계획이 잡혀 있지만 절반 이상은 현지 관광 일정으로 짜여져 있다. 특히 이번 연수에서 각국 방문을 계획 중인 사회복지 관련 시설 중 현재 확정된 곳은 2곳에 불과하다. 의원들의 해외연수 전체 경비는 6천390만 원으로 의원 1인당 510만 원의 지원금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12일 시의회에 대한 자성을 촉구하는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열리고 해외연수를 비판하는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자, 시의회는 같은 날 오후 의원 월례회 모임을 통해 해외연수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조일현 부의장은 "의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해외연수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며 "500만 원을 물고 행사를 취소시켰고, 향후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의회가 깊은 자성의 모습을 보여도 모자랄 판에 해외연수를 강행하려 했다는 점에 대해 극도의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김해시 내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석환(48) 씨는 "의장이 부정한 돈을 받아 구속됐고 그 돈이 다른 시의원들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원들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계획한 것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볼 수밖에 없다"면서 "늦게나마 취소해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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