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속 씨알산 분비 줄어 세균 활동 왕성
비타민B12·철분·엽산 결핍 등도 원인
2~3주 이상 증상 지속 땐 진단 받아야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치료 등 필요

▲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입안 세균의 활동력이 왕성해져 각종 구내염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구내염은 특히 더운 여름철에 잘 걸리므로 구강 위생과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본격적인 장마철로 접어들면서 개인 위생에 비상이 걸렸다. 습도가 높아지면 생활공간 곳곳에서 곰팡이와 각종 세균들의 활동이 왕성해지기 때문이다. 사람의 입도 예외는 아니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입술과 입안, 혀 등에 각종 염증이 발생하기 쉬워진다. '구내염'이라고 불리는 입병은 구강과 관련된 부위에 생기는 염증을 통칭한다. 입냄새·물집·궤양 등의 증세는 물론이고, 통증이 심해 음식을 섭취하는 데 큰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청소년들의 경우 무더위 탓에 공부 스트레스가 더욱 높아진다. 이때 구내염에 걸리면 학업 몰입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음식 섭취도 제대로 하기 힘들어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게 된다.
 
■ 구내염이 생기는 원인
사람의 입 속에는 700~1천여 종의 세균이 살고 있다. 침 속에는 ㎖당 5억~10억 마리, 치아를 덮고 있는 치태에는 ㎖당 최고 1천억 마리의 세균이 있다. 입 속 세균들은 평소에는 상호견제하면서 한 종류의 균이 지나치게 번식하지 못하도록 억제한다. 침도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쌓이게 되면 아드레날린의 영향으로 침 속 씨알산 분비가 줄어들어 세균 활동력이 왕성해진다. 그만큼 구내염에 걸릴 수 있는 위험성도 높아진다. 피로와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비타민B12, 철분, 엽산 결핍 등도 구내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을 먹을 때 볼을 씹거나 뜨거운 음식을 급하게 먹었을 때 발생한 상처에 세균, 바이러스 감염이 일어나 구내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입병 발생은 계절적으로 여름철에 집중된다. 더위 때문에 피로가 누적되면 가장 먼저 신호를 보내는 곳이 바로 입이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에 따르면 2013년 구내염 관련질환 진료인원은 96만 2천 명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 여성은 53만 7천 명으로 전체의 55.8%였으며, 남성은 42만 5천 명으로 44.2%를 기록했다. 진료시기를 월별로 보면 최근 5년간 해마다 6~8월에 진료인원이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학습량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의 구내염 발생 위험도도 높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이태훈 치과원장은 "한 제약사가 학부모 3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87%가 '자녀가 시험기간 중 구내염이나 혓바늘로 고생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96%는 '구내염, 혓바늘 통증이 자녀들의 집중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혓바늘이 돋고 입안에 염증이 생기면 식사뿐만 아니라 공부 집중도 어렵게 되므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구내염의 종류와 증상
구내염은 재발성 아프타 구내염, 헤르페스성 구내염, 칸디다증, 편평태선 등으로 나뉜다. 재발성 아프타 구내염은 입안에 발생하는 궤양 가운데 가장 흔하다. 증상은 1㎝ 미만의 하얗고 둥근 염증이 잇몸, 입술 안쪽, 혀 등에 1~3개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매우 아프고 따가워 식사를 하거나 말을 할 때 큰 불편을 준다. 이 질환은 우리나라 전체 국민 중 20%가 겪을 정도로 흔하다. 주로 청소년기에 시작돼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줄어들지만 반복해서 생기는 게 특징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다. 구강점막에 생긴 작은 상처로부터 궤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스트레스, 만성피로, 비타민 부족 등의 영양 불균형, 생리주기에 의해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발성 아프타 구내염만큼 흔하게 발생하는 것이 헤르페스 구내염이다. 입술과 입술 주위, 치아와 가까운 잇몸에 2~3㎜ 크기의 수포가 여러 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작은 물집들은 군집을 이루며 생겼다가 터져 궤양을 형성하고, 입술 부위에 딱지가 생기기도 한다. 헤르페스는 감기처럼 매우 흔한 바이러스 감염증의 일종이다. 항체검사 때 성인 대부분에게서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침입했던 흔적이 나타날 정도다.
 
칸디다증은 곰팡이균 칸디다에 의해 발생하는 구내염을 말한다. 이 균은 구강 내에 존재하다가 감기, 급성전염병, 전신쇠약, 항생제 장기복용 등으로 신체 균형이 깨지거나 저항력이 약해질 때 빠른 속도로 증식한다. 칸디다증 구내염에 걸리면 입안이 붓고 설태가 낀 하얀 반점이 나타난다. 반점은 쉽게 제거할 수 있지만, 피가 나기도 한다. 이외에도 염증이 그물 모양으로 생기는 편평태선이 있다.
 
▲ 재발성 아프타 구내염(왼쪽)과 헤르페스성 구내염.

■ 낫는 데 얼마나 걸리나
재발성 아프타 구내염은 크게 걱정할 정도의 병은 아니다. 간혹 1개월 가까이 지속되기도 하지만, 대개 발생 1~2주 안에 치유가 된다. 잘 쉬면 그보다 더 빨리 나을 수도 있다. 단, 증상이 심할 때는 맵고 짜거나 뜨거운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말을 줄이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연고 제제나 가글을 사용하면 더 빨리 치유할 수 있다. 크기가 큰 경우에는 경구용 스테로이드나 기타 면역조절제를 복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2~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태훈 원장은 "재발성 아프타 구내염이 입안뿐만 아니라 안구, 생식기 등에도 궤양을 발생시켰다면 베체트병 등 전신자가면역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베체트병은 실명 등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최대한 빨리 피부과에 가서 전문가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헤르페스 구내염 치료에도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항바이러스 연고 제제를 바르거나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칸디다증 치료를 위해서는 하루 4회 현탁액을 섭취해야 한다.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5~7일간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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