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6년 간행된 지장경 '불문의 효경'
3구 불상 조선 조각사 연구 중요 자료

김해 삼방동의 화엄사 지장보살본원경과 동상동의 연화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이 경남도 문화재로 지정됐다. 김해로서는 지난 3월 4일 김해오광대의 경남도 무형문화재 제37호 지정에 이어 커다란 경사를 거듭 맞은 셈이다. 여기에다 다른 문화재 2건이 추가로 지정 심의를 받고 있는 상태여서 주목된다.

경남도는 최근 화엄사 지장보살본원경을 경남도 문화재 제580호, 연화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을 제582호로 각각 지정한다고 밝혔다.

▲ 화엄사 지장보살본원경. 사진제공=김해시

화엄사 지장보살본원경은 조선 광해군 8년인 1616년에 간행된 것으로, 3권 1책으로 구성돼 있다. 경남도는 "화엄사 지장보살본원경은 '1616년'이라는 명확한 간행 기록과 시주자들에 대한 기록이 수록되어 있다. 인출 및 보관상태가 양호한 책이다. 특히 1616년 간행본은 임진왜란 이후 우리나라 거의 전 지역을 휩쓴 전쟁으로 죽은 고혼들을 천도하기 위한 기초자료의 성격과 간행 의의가 주목되는 자료적 가치를 지니는 귀중서"라고 지정 이유를 밝혔다.

지장보살본원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신봉됐던 불교 보살신앙 중의 하나인 지장신앙의 기본경전이다.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들을 구원하는 보살이다. 사찰에 가면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모신 지장전, 명부전 혹은 시왕전이라는 전각을 볼 수 있다. 지장보살본원경은 줄여서 지장경이라고도 한다. 중국 당나라 때의 승려 실차난타가 번역한 지장경 2권본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 널리 유통돼 여러 판본이 간행됐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간행한 지장경 판본 등은 현재 보물로 지정돼 있다.

지장보살본원경에는 부모나 조상 등 죽은 사람들을 지옥으로부터 천도해 극락 왕생하도록 하는 의식에 대한 방법이 열거돼 있다. 지옥의 여러 가지 모습도 자세히 설법하고 있다. 죽은 부모 등을 천도하는 지장재(地藏齋) 의식과 사찰의 명부전(冥府殿) 의식은 이 경전에 근거해 이뤄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 경전은 옛날부터 '불문의 효경'으로 전해진다.

▲ 연화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

연화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은 1m 미만의 작은 불상으로, 연화사 법당에 봉안돼 있다. 본존불과 좌우 협시보살을 함께 모신 3구의 불상이다. 경남도는 "이 불상은(조선시대 조각승) 충옥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조선 후기 지역적 유파 연구와 조선 조각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라고 지정이유를 설명했다.

불상에서 발견된 발원문에 따르면 연화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은 원래 함양 장수사에 있었던 불상이다. 장수사가 폐사되면서 연화사에 기증됐다. 기증 연대는 정확히 남아 있지 않다. 발원문에는 1715년 조각승 충옥을 비롯한 4명이 만들었다고 돼 있다. 충옥은 전라도와 경상도를 중심으로 활동한 조각승이었다.

한편, 김해시의 지정 문화재는 총 68건이다. 보물·사적·천연기념물 등 국가지정문화재가 13건, 유·무형 문화재 및 기념물 등 도 지정 문화재가 34건, 문화재자료가 21건이다.

김해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김해는 임진왜란 등 전란을 많이 겪은 지역이어서 다른 시군에 비해 지정문화재 수가 적은 편"이라면서 "시는 문화재 전문 인력을 확보해 문화재를 지속적으로 발굴 및 조사 연구 하고 있다. 주촌면 선지리 선지사에서 소장 중인 불경 등 2건은 현재 경남도 문화재 지정 심의 중이다. 김해의 지정문화재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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