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더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걸음마를 뗄 무렵부터 여러 가지 교육을 받고 경험을 하느라 연령에 맞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고, 각종 질병이 발생해도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렵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가듯이 이비인후과 질환은 특히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만성화 되기 쉽고, 이로 인해 영구적인 인체 변화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매년 이맘 때가 되면 부모들은 아이들의 여름 방학을 어떻게 보내게 할까 계획을 세우는데, 자녀들에게 평소 귀·코·목에 문제가 있었다면 방학을 이용해 검사 및 치료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은 어떨까? 소아에서는 연령에 따라 발생하는 질환의 빈도가 다르므로 이를 고려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6세 이전의 아이들은 편도 및 아데노이드의 비대로 인해 입으로 호흡을 하거나 코를 자주 고는 경우가 많다. 반복적으로 편도선염을 앓게 되면 좁은 호흡 통로에 비해 편도 및 아데노이드가 과도하게 커져 호흡을 어렵게 한다. 이런 아이들은 코를 심하게 골거나 바로 누워 자지 못하고 옆으로 또는 엎드려 자며, 깊은 잠을 자지 못해 몸부림을 치거나 이갈이를 하기도 한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 새벽에 깊은 잠을 잘 때 가장 많이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이 저하되어 또래보다 키가 작거나 왜소해지고 구강 호흡을 계속하게 되어 위 아래 턱이 돌출되는 아데노이드형 얼굴로 변하게 된다.

이런 아이들은 편도와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하게 되는데,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 만 36개월 이상부터 수술을 하게 된다. 이 나이 이후에 편도 및 아데노이드는 면역 기관으로서의 기능은 없어 제거를 해도 정상 면역을 유지할 수 있고 왜소하거나 키가 작은 아이들은 70% 이상에서 표준 키와 체중으로 성장하게 된다.

아이들이 주위 소리에 반응을 잘 하지 못하거나, 언어의 발달이 늦은 경우 난청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소리를 잘 못 듣게 되면 학습 능력이 저하되고, 말 따라 하기를 통한 언어의 습득이 저하된다. 선천적인 기형보다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인한 경우가 많아, 약물 또는 간단한 처치로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

최근 영어 조기교육의 붐으로 자녀들의 발음에 대해 관심을 가진 부모들이 많아져 설소대단축증에 대한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 설소대는 혀의 아랫쪽 부위에 부착된 점막으로 특별한 기능을 하진 않으나 혀의 앞쪽에서 붙는 경우 혀의 움직임을 제한해 심한 경우 젖을 빨거나 음식물을 삼키는 데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보통 혀를 밖으로 내밀었을 때 하트 모양의 혀가 되거나 혀를 구부려 입 천장에 닫지 않는 경우 설소대단축증이 있다고 진단을 한다.

최근 1세 미만 영아를 대상으로 단순 절개를 통한 시술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방법은 수술 후 유착을 일으키고 심한 통증 및 재수술을 유발시키는 잘못된 방법이다. 수술 여부는 만 3~4세 이상에서 몇 단어 이상이 조합된 문장을 말할 때 정확한 발음을 하지 못할 경우에 결정하게 되며, 수술 후 언어 치료를 병행하면 좋은 발음을 만들 수 있다.

6세 이후부터는 주로 코 증상이 많이 나타나게 된다. 반복적으로 재채기, 콧물, 코막힘, 코 가려움이 있다면 대부분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단된다. 흡입하는 공기 속 어떤 물질에 대한 코의 과도한 면역 반응이 원인이며, 콧물로 인해 3주 이상 만성 기침을 하기도 한다.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과 통년성(일년 내내)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며,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통해 원인 물질을 알아내게 된다.

반응 검사 결과에 따라 환경 요법, 약물 치료, 스프레이 치료, 면역 치료를 하게 되는데, 최근에 시작된 설하 면역 치료는 부작용 없이 완치에 가까운 치료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코막힘, 두통, 얼굴의 통증, 누런 콧물, 누런 가래가 있다고 하면 축농증(만성 비부비동염)을 의심해야 한다. 비중격 만곡증이나 비용종(물혹)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축농증으로 인해 만성 기침, 집중력의 저하, 수면의 질 저하로 인한 주간 졸림증, 후각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곧 아이들은 방학을 맞이한다. 지금쯤이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이들이 방학을 헛되게 보내지 않게 하기 위해 많은 계획을 세울 것이다. 보충 학습이나 각종 연수 프로그램도 좋지만, 평소 학습 능력이 저하되거나 집중을 못하고 피곤해 하고 많이 졸려 한다면 왜 그런지 먼저 알고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귀·코·목 질환을 미리 고치면 매년 맞이하는 방학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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