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로 향하는 환자들은 아무래도 걱정과 불안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특히 환자들은 마취에 대해 잘못된 상식과 오해를 많이 갖고 있다. 마취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한번 알아보자.

환자들이 던지는 많은 질문 중에는 '평소에 복용하던 약을 마취 전에 계속 먹어도 되느냐'는 게 있다. 답은, 대부분의 경우 수술 당일까지 복용해도 관계없다, 이다. 일부 약물의 경우 여러 마취제와 상호작용을 일으켜 마취제의 약물 작용을 비정상적으로 증강시키기 때문에 안전한 마취 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수술에 앞서 평소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나 과거 복용했던 약물에 대한 이상 반응 등을 주치의나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 

마취 전에 꼭 금식을 해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는 환자들이 많다. 금식을 하지 않은 환자를 마취할 경우 환자가 무의식 상태에서 구토를 하는 바람에 위의 내용물이 역류해 위산과 함께 기도로 들어갈 수 있다. 이때 흡인성 폐렴과 같이 위험한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기간의 금식이 필요하다. 정해진 금식 시간을 반드시 지키고, 충분한 금식이 불가능한 응급 상황이라면 수술 전에 먹은 음식의 종류와 시간을 정확히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우스운 이야기이지만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이면 마취가 안된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떠돌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사실이 아니다. 봉숭아물은 큰 영향이 없다. 반면 매니큐어를 바를 경우 마취 도중 환자를 살펴보는 장치 가운데 하나인 산소포화도측정기가 환자의 산소치를 부적절하게 표시하게 만들어 안전한 마취 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술에 앞서 매니큐어는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나는 전신마취를 해서 기억력이 나빠졌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사실 이것은 마취로 인한 영향이라기보다는 수술과 관련된 전신적인 스트레스나 환경에 의한 결과라고 보는 게 맞다. 전신마취에 사용되는 마취제가 뇌혈관의 혈류량, 뇌 대사 등에 일시적인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뇌세포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생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마취가 끝난 뒤에는 수술 전 상태로 다시 회복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척추마취를 하면 요통이 생길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환자들도 있다. 그러나 척추마취 후 요통의 빈도는 전신마취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다. 수술 후에 요통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마취의 종류와 큰 관계가 없다. 오히려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의 자세 불안정, 불편한 병실 침대 생활, 이미 기존에 요통이 있던 경우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수술 후 요통은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자연치유가 되므로 요통에 대한 두려움을 가질 이유가 없다.

전신마취를 하면 목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여기에도 다 이유가 있다. 전신마취를 하면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인공호흡을 위한 튜브를 기도로 삽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성대나 기도 구조물 등에 자극이 가해진다. 또 전신마취 중 이용하는 흡입마취제나 산소 등의 건조한 가스 때문에 자극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자극 때문에 일시적으로 인후통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도 특별한 치료 없이 대부분 회복되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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