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하거나 편식성 다이어트 지속 땐
체내 영양소 불균형으로 적혈구 감소
호흡곤란·어지러움·쇠약감 등 유발
방치하면 부정맥·심부전 등 2차 질환
균형 잡힌 식단과 체계적 몸 관리 해야

노출의 계절이 돌아왔다. 방송매체 속에서는 '몸신'이 이슈다. 거리에서는 시선을 사로잡는 '몸짱'들이 경쟁하듯 노출을 과시하며 활보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지난 몇달간 '고생'을 한 흔적이 역력하다. 건강한 신체보다는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2015년 대한민국의 여름도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여성들의 경우 여름에 더욱 민감하다. 과감한 노출과 함께 몸매를 맘껏 뽐내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평균 체중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몸매가 마음에 들지 않아 과도한 다이어트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영양성 빈혈'로 인한 각종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몸매 자랑하려다 몸 상하는 경우이다.
 
■ 여름철에 증가하는 영양성 빈혈

의료인들뿐만 아니라 헬스 트레이너들도 건강하고 균형잡힌 몸매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작정 굶거나 과도한 다이어트로 몸을 혹사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실상 몸매는 체중으로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골격과 근육의 바른 신체균형과 비율로 이루어진 '체형'에 군살과 지방이 붙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건강한 바디라인을 만들고 유지하는 정석이다.
 
비대칭의 불균형한 체형은 설사 날씬한 몸매를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만족스러운 바디라인과는 별개의 것이다. 또한 체형이 불균형해지면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노폐물이 쌓이고 체지방이 축적되면서 부분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영양성 빈혈이다. 과도하거나 특정 음식물에만 의존하는 편식성 다이어트는 체내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 결핍으로 이어져 2차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석한 '영양성 빈혈 환자 추이'에 따르면 2010년 37만 4천여 명에서 2014년 39만 6천여 명으로 5년 사이 2만 명 넘게 증가했다. 연평균 1.4%가 늘어난 셈이다. 2014년 기준으로 여성의 경우 31만여 명에 달해 남성 8만 4천여 명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징적인 것은 영양성 빈혈 진료 환자 수가 5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했고, 여름철인 7~8월 사이에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10대의 경우 이 시기에 진료를 받은 인원이 다른 때보다 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을 앞둔 무리한 다이어트 시도가 불충분한 식사로 이어져 영양성 빈혈을 초래한 것으로 심평원은 분석했다.
 
한정실소아청소년과 한정실 원장은 "다이어트나 몸매 관리와 관련한 정보가 온갖 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어느 것이 올바른 것인지 판단할 기준이나 근거를 가지지도 못한 채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는 경우가 많다"며 "편식성 다이어트에 빠지게 되면 체내의 영양 밸런스가 무너져 심각한 영양성 빈혈을 비롯한 각종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예방 및 관리 요령
영양성 빈혈은 비타민 B6, 비타민 B12, 철, 엽산 등 혈액 조성에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해져 나타나는 질환으로서 적혈구 수치가 정상 수치보다 낮아지는 빈혈의 일종이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호흡곤란과 어지러움, 쇠약감, 창백한 피부 등이 있다. 방치하면 부정맥, 심부전 등의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 환자가 많은 것은 임신과 출산, 생리 등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빈혈 빈도가 높은 것은 생리의 영향이 큰데, 연령별로 따졌을 때 20~30대보다 40대에서 많이 나타난다. 출산 후 발생한 빈혈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고 누적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과도한 다이어트나 불규칙한 식생활 습관으로 인해 체내 필요 영양소 섭취가 불충분한 것도 원인이다.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하게 되며,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철분이 결핍된 경우에는 철분제를 6개월 이상 충분히 투여해야 한다. 며칠 내에 피로감 등의 증상이 없어진다고 해서 임의로 철분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철분제를 복용한다고 해도 생리 과다나 덩어리 생리 등으로 매달 몸에서 빠져나가는 혈액량이 많다면 치료가 제대로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리를 시작한 연령대 이후의 여성들에게 빈혈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산부인과의 진단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B6·비타민 B12·엽산 결핍의 경우에도 원인에 따라 보충해주고, 빈혈이 심해지거나 급성 출혈 등으로 혈색소 양이 급작스럽게 줄어들면 수혈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한정실 원장은 "간혹 의사의 진단과 조언, 치료 방법을 무시하고 특정 음식물이나 건강보조식품 등을 치료제처럼 인식해 임의로 장기간 섭취하는 경우가 있는데, 결국 몸을 더욱 상하게 만든 뒤에야 뉘우치고 병원을 다시 찾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 영양소별 섭취 음식과 주의점
영양성 빈혈은 뚱뚱한 여성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인스턴트 음식·야식·배달음식 등을 자주 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체중이 늘며 영양 불균형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각종 다이어트 프로그램들을 무작정 따라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평소 균형 있는 식단으로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고, 자신에게 맞는 치료와 보조수단을 이용하는 게 중요하다.
 
모자란 철분을 음식으로 보충하기 위해서는 시금치 같은 짙은 녹색 잎채소를 자주 섭취하는 게 좋다. 땅콩·아몬드·달걀·콩·건포도·말린 과일 등도 철분이 풍부하다. 비타민 B6는 바나나·콩·해바라기씨·호두·닭가슴살·돼지고기 등에 풍부하다. 비타민 B12는 소고기·생선·조개·달걀·유제품 등으로 보충할 수 있다. 엽산은 오렌지를 비롯한 과일 주스와 녹색 잎채소 등을 섭취하면 된다.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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