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가 한풀 꺾였다는 소식에 안도한 것도 잠시였다. 홍콩독감 소식 때문에 다시 긴장감이 높아가고 있다. 기존에 알려져 있던 독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지만, 폐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고 최악의 경우 숨질 수도 있다는 점은 보통 일이 아니다. 홍콩 전역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국내 전파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는 홍콩독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 홍콩독감 공포 확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홍콩독감에 대해 형태별로는 '스위스형'으로 구분되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홍콩독감이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1969년 홍콩 시민 1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과거의 악몽 때문이다. 사망자 규모와 감염력은 메르스를 압도하며 사스보다 치명적이라는 평가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1~4일 정도 지나면 홍콩독감 증상이 나타난다. 전염기간은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성인은 대개 증상이 나타난 뒤 5일 정도까지 전염력이 있다. 소아의 경우에는 증상 발생 후 10일 이상 전염력이 있는 경우도 있다.
 
김해중앙병원 호흡기내과 김지혜 과장은 "홍콩독감의 증상은 일반적인 계절인플루엔자와 비슷하다. 37.5도 이상의 발열과 두통, 전신 쇠약감, 마른 기침, 인후통, 코막힘 및 근육통 등이다. 구토와 설사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분비물을 직접 접촉하거나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자신의 눈·코·입을 만졌을 때 주로 감염된다. 환자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도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 독감의 한 종류

홍콩독감도 독감의 한 종류이다. 독감 증상은 심한 몸살과 고열이다. 대부분 기침, 가래, 콧물, 목 통증, 두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어지러움, 구역, 구토, 설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는가 하면,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할 정도로 호흡이 곤란하거나 심한 폐렴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증상만으로 독감과 감기를 구분하기는 어렵다.
 
독감과 감기는 원인 바이러스가 다르고 치료 방법도 다르다. 감기의 경우 환자가 힘들어하는 증상을 가라앉히는 약을 쓴다. 환자의 면역력이 감기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동안 환자가 편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감기에는 치료약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독감도 환자가 면역력으로 이겨내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노인, 만성폐쇄성 폐질환, 천식, 당뇨병, 암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나 항암 치료 중인 암환자, 면역 억제제를 투여받는 환자, 어린이 등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감기와 달리 폐렴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고 세균성 폐렴을 동반하는 경우도 감기보다 많기 때문이다.
 
독감에 걸리면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환자는 면역력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 중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전염됐을 때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노약자가 있는 가정일 경우 더욱 조심해야 한다.
 
■ 예방은 이렇게
홍콩독감도 독감의 한 종류이므로 독감에 대한 일반적인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은 공기로 감염되는 질환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몸 밖으로 나온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 다니다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된다.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손으로 입을 가렸다가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거나, 입이나 코 주위를 만진 손으로 문 손잡이나 물건을 만지게 되면 다른 사람에게 전염될 수도 있다.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는 등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휴지나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 채 기침이나 재채기를 해야 한다. 휴지나 손수건이 없으면, 팔꿈치로 입을 가리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해 손에 바이러스가 묻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외출을 한 뒤 집에 돌아가면 바로 손을 깨끗이 씻는 것도 중요한 예방법 중 하나이다.
 
마스크는 코와 입을 모두 가리도록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환자의 기도에 따뜻하고 촉촉한 공기가 지나다니도록 해 병에서 회복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것을 차단한다. 입뿐만 아니라 코도 마스크로 함께 가려야 이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김지혜 과장은 "홍콩독감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인플루엔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독감 증상이 발생하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나 환기가 제대로 안되는 곳에는 가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외출을 자제하고,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 백신 접종은 어떻게 되나
독감이 유행하는 홍콩 여행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외교부는 지난 9일 홍콩 전역 여행경보(남색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홍콩에 가야 한다면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이상 증상이 있을 때에는 현지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게 좋다. 귀국할 때는 공항에서 반드시 본인의 증상에 대해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 여행 및 입국 당시에는 증상이 없었더라도 잠복기가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주위 사람들에에 전염을 시키지 않도록 주의하고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백신 접종은 이르면 다음달 말부터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독감에 대한 우려 때문에 보건당국이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시기를 앞당김에 따라 '4가 독감백신' 출시도 빨라졌기 때문이다. 4가 백신은 접종 한 번으로 4가지 독감 균주를 예방할 수 있는 차세대 백신이다. 기존의 3가 백신에 비해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 종류가 한 가지 더 늘어났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백신 접종 가능 시기 이전에 홍콩독감에 감염되더라도 증상 시작 48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고 합병증 발생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도움말=김해중앙병원 
김지혜 호흡기내과 과장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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