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정성호는 얼굴이 네모난 형이라 기과(氣科)에 해당한다. 기과는 기(氣)의 운행을 위주로 하는 형상인데, 기는 몸 안에서 만들어져 사방팔방으로 뻗어 나가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기과 형상의 사람들은 부지런한 편이다. 기과는 남자와 여자가 반대되는 기질을 가지고 있는데, 남자 기과는 부지런하기는 해도 기를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기가 허(虛)해지기 쉽다. 
 
정성호는 눈과 코가 발달된 편이다. 남자가 코가 발달된 것은 남자다운 형상이지만, 코가 크면 역시 기가 허한 형상이며, 얼굴색이 흰 것도 기가 허한 형상이다. 기허증이 심해지면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고 말소리에 힘이 없으며, 움직이는 게 싫어지고 식욕이 감퇴된다. 기가 허하면 몸 안에서 운행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불순물인 습담(濕痰)이 잘 쌓이고 살이 쉽게 찌기도 한다.
 
정성호는 이마가 넓고 광대뼈 아래쪽 볼살이 약하다. 이를 상성하허(上盛下虛)한 형상이라 부르며, 천수상(天垂象)이라고도 한다. 천수상은 심폐의 기능은 발달된 데 비해, 아래쪽의 장기인 간신(肝腎)의 기능은 약해지기 쉬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정성호는 턱 부위인 하관(下關)의 골격이 발달돼 있는 것으로 봐서, 선천적으로 간신이 약한 형상이 아니라 위장에서 아래쪽으로 보내주는 진액의 양이 부족해지면서 간신이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성호는 불규칙한 식사습관 때문에 만성위축성위염이 있다고 한다. 위축성위염은 위장의 점막이 만성적인 염증으로 얇아진 상태를 말한다. 만성위염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위축성위염이다. 위축성위염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소화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증상 없이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도 많다. 위축성위염이 10년 이상의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경우 정상인에 비해 위암의 발생률이 2~4배 정도 증가한다고 하니, 이 질환이 있는 경우 적절한 치료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만성위염이 있으면 명치 밑이 아프거나 불쾌감을 느끼며, 배에 가스가 찬 것처럼 팽만감이 있고, 트림을 하기도 하며 구역질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밥맛이 떨어지고 체중이 빠지거나 팔다리에 힘이 없이 나른해지기도 한다. 비위에서 만들어진 진액과 기운은 팔다리로 뻗어나가는데, 비위가 나빠졌을 때 팔다리에 힘이 없고 무력한 것은 가벼운 증상이고, 심해지면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관절 통증에 효과가 있는 약물들을 사용해 아무리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는 경우, 비위가 나쁜 것이 원인인 경우를 종종 본다. 이런 환자들은 비위의 기능을 먼저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비위의 상태가 호전되면 팔다리의 통증이 함께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만성위염은 식사 습관이 제일 중요하다. 규칙적인 식사가 제일 중요하고, 음식을 너무 급하게 먹는 습관과 과식이나 음식을 몰아서 먹는 습관, 밤늦게 먹는 야식 등을 피해야 한다. 음식의 온도도 중요한데, 차가운 것을 너무 많이 먹거나 너무 뜨거운 음식을 많이 먹는 것도 좋지 않다. 또 강한 향신료나 커피와 음주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위장병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는 조반석죽(朝飯夕粥)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침을 잘 챙겨먹고, 저녁은 죽을 먹듯이 간소하게 먹으며 해가 진 이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야간에 많이 먹게 되면 비만의 위험은 물론 습담이 많이 쌓여서 기침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습담이 관절 쪽으로 흘러 내려가면 허리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식사 후에는 팔다리를 크게 움직여주면서 걷는 것이 소화에 도움이 되므로 식후에 드러눕거나 하지 말고 300보 정도는 걷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산보를 할 형편이 안 된다면 제자리걸음이라도 해야 한다. 또 식사하면서 음악을 들으면 비장이 소화를 시키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
 





강유식 부산장덕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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