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외에서 물놀이를 즐기다 전염성 눈병에 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한 물놀이 시설에서 무더위를 식히는 사람들.

무더위 시작 뒤 환자 급증 추세
물안경 등 반드시 착용 사전 예방해야
발병 후 수영장 등 사람 많은 곳 자제
전문의 상담 받고 개인 위생 철저히

정 모(42·여·율하동) 씨는 최근 여름 휴가 기간 중에 자녀들과 함께 신나게 물놀이를 다녀왔다. 5, 7세의 어린 자녀들이라 장거리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인근 수영장, 계곡, 물놀이시설 등을 두루 돌아다녔다. 자녀들은 물안경, 구명조끼 등 각종 물놀이 안전 장비를 갖추고 놀았다. 그는 자녀들을 돌보느라 간단한 수영복만 챙겨 입었다. 그런데, 신나게 여름휴가를 보낸 것도 잠시. 갑자기 눈이 아팠다. 거울을 보니 눈이 충혈돼 있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계속 눈이 아파 급히 안과를 찾았다.
 
■ 유행성·급성출혈성결막염 비상
최근 들어 정 씨처럼 무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다 유행성 눈병에 걸리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각종 바이러스가 물을 통해 전파될 수 있어 안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를 해야 한다. 물을 통해 감염되는 결막염은 크게 유행성각결막염과 '아폴로 눈병'으로 불리는 급성출혈성결막염으로 나뉜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무더위가 시작된 이후 유행성각결막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23주째(6월 7~13일) 재원환자 1천 명당 유행성각결막염 환자 수는 25.5명을 기록하더니 이후 24주째 24.8명, 25주째 25.9명, 29주째 25.0명 등으로 계속 25명 이상을 유지했다. 31주째(7월 26일~8월 1일)에는 22.7명으로 줄어 감소세로 돌아선 게 다행이다. 하지만 어린이, 청소년의 비율이 높아 31주째의 경우 0~6세가 1천 명당 58.4명, 7~19세가 1천 명당 31.6명을 기록했다.
 
유행성각결막염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눈에 생기는 염증 질환이다. 전염성이 강하며, 초여름에서 가을까지 유행한다. 결막은 눈에서 희게 보이는 부분의 가장 바깥을 싸고 있는 얇은 막이다. 외부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다양한 미생물이나 바이러스가 침범하기 쉽다. 꽃가루, 먼지, 액체 등의 수많은 외부 물질들에 의해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인파가 몰리는 수영장 등에서는 물을 통해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될 수 있다. 특히 물놀이 후 이물감, 충혈, 눈부심 및 붓는 증상이 나타나면 유행성각결막염일 가능성이 높다. 자각증상으로는 충혈, 중등도의 통증, 이물감, 눈곱, 눈물 흘림 등이 있다. 겉으로는 결막부종, 눈꺼풀 부어오름이 발생하기도 한다. 발병 2주 정도까지는 전염력이 있다. 질환이 심할 경우 시력 저하, 안구건조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 영구적인 결막반흔, 눈꺼풀 처짐, 눈꺼풀과 결막의 유착이 동반되기도 한다.
 
급성출혈성결막염 환자는 줄지 않고 있다. 23주째 재원 환자 1천 명당 2.9명을 기록한 뒤 25주째에는 3.0명으로 올라섰고, 31주째에도 3.0명을 기록했다. 31주째에는 0~6세 어린이들의 경우 1천명 당 7.1명, 7~19세의 경우 1천명 당 8.0명을 기록했다.
 
급성출혈성결막염은 최대 48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다. 증상 발생 후 4일간 전염력을 가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이물감, 충혈, 눈부심, 눈물이 주요 증상이다. 안검부종, 결막부종, 결막여포, 상피결막염 등도 발병할 수 있다. 특별한 치료약이 없어 충분한 휴식과 관리만 잘 해주면 1주일 정도만에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지마비 또는 뇌신경마비도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손 세척 등 개인 위생 신경써야
유행성 눈병 환자는 개인 위생에 철저히 신경을 써야 한다. 눈에 부종, 충혈 또는 이물감 등이 있을 때에는 눈을 만지지 않아야 한다. 눈을 만지려면 전·후에 반드시 흐르는 수돗물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이나 기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환자는 약 2주일 정도의 전염기간 동안에 어린이집, 유치원 및 학교에는 가지 않는 게 좋다. 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나 수영장 등에도 가지 말아야 한다. 수건이나 소지품은 다른 사람과 같이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개인용품은 끓일 수 있는 것은 끓이거나 500ppm 이상 농도의 차아염소산나트륨 살균제에 10분간 소독한 후 사용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수영장 등에서 결막염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안경을 착용해 눈을 보호해야 한다. 세균 감염을 유발하는 렌즈 사용은 피해야 한다"며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 눈을 함부로 비비면 각막에 상처를 입거나 2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깨끗한 물이나 인공 눈물을 눈에 흘려 안구를 씻어내고,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에 찾아가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주재현 기자 power@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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