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취약계층 주거개선 사업 지속
대상자 중 악성 민원인 많아 걸림돌

"인제하우징의 주거복지사업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합니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좋은 취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직원들의 급여 수준이 낮고 서비스 비용이 저렴할 것이란 편견을 갖고 있다.

유한회사 인제하우징. 이 사회적기업은 그런 편견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정직하게 좋은 자재를 사용해 높은 품질을 유지하고, 그에 걸맞게 수익을 많이 내 직원들에게 배분하고 있다. 이는 인제하우징 오재현 대표의 앞서 나간 생각 덕분이다. 

▲ 오재현(왼쪽에서 두 번째) 대표 등 인제하우징 임직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인제하우징은 2001년에 사랑의 집 고치기, 주거환경 개선, 경로당 무료 수리 등의 자원봉사 일을 하던 김해지역자활센터가 전신으로, 2004년에 정식 출범했다. 2010년 1월에는 김해의 첫 사회적기업으로 보건복지부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지금은 오 대표를 포함해 총 11명이 소속돼 있다. 전체의 절반 이상이 기초생활수급자이거나 차상위계층이다.

인제하우징은 일자리 창출과 취약계층 지원 사업을 함께 수행하는 '혼합형 사회적기업'이다. 주거취약계층 주거 개선,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 에너지효율 개선 사업 외에도 신축공사, 인테리어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처음에는 관급공사를 통해 성장했지만, 지금은 일반 업체들처럼 민간기업이나 개인 주택 및 건물 등의 공사도 처리하고 있다. 해마다 사업이 확장됐고, 지난해에는 순수익만 8억 원을 기록했다. 그러면서 교육비, 해외연수 지원 등 직원들을 위한 복리후생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인제하우징은 매년 주거취약계층 20~50가구를 대상으로 주거개선 사업을 펼치고 있다. 주거개선 사업에는 장애인 거주지, 요양병원 등에서의 휠체어 자동문 설치, 바닥 턱 제거, 안전 바 설치 등도 포함된다. 오 대표는 "인테리어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장애인 시설, 주거지의 경우 비장애인 주거지와 달리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그만큼 삶의 질을 높여주기 때문에 보람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인제하우징은 몇 년 전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해 김해지역 곳곳에서 주거환경 실태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오 대표는 "원룸에 살다가 월세를 내지 못해 갑자기 쫓겨난 사람, 2~3평 남짓한 여인숙 쪽방에서 아기를 키우는 엄마, 비닐하우스에 거주하는 독거노인 등 주거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다. 우리가 상담을 해서 건물주와 조율하거나 미납된 월세를 빌려주기도 한다. 임대주택을 추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인제하우징이 맡고 있는 주거복지사업의 대상자 중에는 알코올중독자나 신용불량자 등 악성 민원인이 많아 사업을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상처를 받는 일도 많다고 한다. 박진형(29) 과장은 "좋은 취지에서 최선을 다해 일을하지만 고객이 마음에 안 든다며 욕을 하거나 폭력을 쓰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공사가 마음에 든다며 좋아하는 분들이나 고맙다고 손편지를 보내준 분들이 있어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집수리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경제 조직을 구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의식주는 인간의 기본권이다. 가정이 평안해야 사회도 평안하다. 행복한 삶의 기준, 건강한 사회의 기본이 집이기 때문에 살만한 집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김해지역에서 사회적경제의 기반을 잡는 역할을 하고 싶다.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한데, 청년들이 사회적경제 조직에 들어 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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